[기자수첩]배터리 빠진 전기차엑스포

유럽과 미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최근 우리나라에도 전기자동차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매연을 내뿜는 내연기관차보다 연비도 뛰어나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자동차’라는 뿌듯한 인식에서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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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이용자뿐 아니라 산업에도 많은 변화와 기회를 제공한다. 단품 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기차 충전인프라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고 전기차 배터리에 담아둔 전기에너지를 자신의 가정에서 사용할 수도 있고 국가전력망으로 보내 안정적인 전력수급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수명이 다된 전기차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도 재활용하고 카셰어링이나 전기택시, 리스·렌탈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 기회도 무궁무진하다. 이 때문에 국내에도 ICT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 융합 시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만큼 우리의 미래 산업으로 잠재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로 전기차 산업 전시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완성 전기차뿐 아니라 충전인프라, 충전·배터리 솔루션, 전기차 산업에 필요한 스마트그리드 등을 한 몫에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 시장에 우리 산업을 뽐내는 ‘장(場)’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BMW·닛산·기아차가 전시회 기간 중 각각 대규모의 전기차 런칭쇼와 시연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일하게도 세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아 아쉽게 됐다. 배터리는 전기차를 구성하는 하나의 큰 축이면서 핵심이다. 가격과 성능, 안전성 등 이슈가 끊이지 않는 주요 관심사다. 전시회를 통해 잠재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산업은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성장산업 중 하나다. 그만큼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관련 산업계 대표기업부터 그런 공동체적 의식을 갖고 생태계 구축의 주도적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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