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위안다증권이 동양증권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최종 확정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7일 동양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위안다증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위안다증권은 동양증권 인수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서를 냈다. 이어 동양증권 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26일 한 차례 서류수정을 거쳐 위안다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승인해 달라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위안다증권은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의 보유지분 27%(시가 700억∼8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액수를 인수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위안다증권이 제시한 인수가를 1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1961년 설립된 위안다증권은 대만 금융전문그룹인 위안다그룹 계열사로 지난해 10월 동양증권 매각설이 나오자마자 실사에 나서는 등 인수를 적극 추진했다. 대만 증권업계 1위인 위안다 증권은 ‘중화권 최고의 투자은행’을 목표로 1990년대말부터 증권사 인수전을 벌여왔다.
대만뿐만 아니라 베이징, 상하이,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2004년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위안다증권은 당시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벌였지만 막판에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다음 수순은 위안다의 유상증자 참여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은 지난달 23일 신주 7142만8000여주를 발행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고, 해당 제3자를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분 27%를 인수하는 곳으로 지정했다. 신주발행가액은 2100원으로 액면가의 42% 수준이며 현재 시가(2415원)보다 싸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인수자는 지분율이 50%가 넘게 돼 확고한 경영권을 누리게 된다.
동양증권과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내달 1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한 뒤 4월께 모든 매각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