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한우물 판 기업이..적대적 M&A 시도에 휘청

최대주주 바뀌며 타깃…우호지분 확보 등 경영권 방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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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한 우물’을 판 중견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휘청거리면서 회사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 공세에 나섰다.

26일 경영권 논란에 휘말린 신일산업은 지배구조가 약한 상황에서 회사를 노린 적대적 M&A 시도라고 판단하고 적극적 방어로 태도를 바꿨다. 지난주 신일산업은 황귀남씨와 특수관계인 윤대중, 조병돈씨 3인이 회사 지분 11.27%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적대적 M&A의 타깃이 됐다. 황씨와 특수관계인은 공시에서 신일산업의 경영권 참여와 지배구조 개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창업주 일가인 김영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9.9%를 보유하고 있다.

신일산업 측은 “천안에 공인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황씨 등은 생활가전 사업을 주로 하는 자사와 연관성이 적으며 공식 입장 표명을 유보하는 등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일산업은 황씨 측으로부터 신규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한 서면통보를 받고 경영 능력을 확인할 상세한 프로필을 요구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의 근거지가 신일산업이 2011년에 확보한 제조공장이 위치한 천안으로 일치하는 것에도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180억여원이 투자된 천안공장은 이르면 4월께 완공될 예정으로 선풍기, 밥솥, 원액기 등 향후 국내 및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등 시세차익을 노린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신일산업은 지난주 한때 상한가 기록 후 현재 지난해 말에 비해 30% 상당 상승한 약 1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증권거래소, 금융감독원 등 주요 기관 등과 연락을 취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동시에 다음 달부터 선보일 선풍기, 제습기 등 주요 제품의 출시에도 만반의 준비를 기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창업주인 선대회장 사후 회사가 갑작스러운 경영난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김영 회장이 퇴직금과 사재를 투자하고 직원들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정상화시킨 것이 불과 3년 전”이라며 “현재 증권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황금낙하산’ 조항이나 우호지분 확보 노력으로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신일은 선풍기 회사라는 과거 이미지에 국내 제조 기반이 약해지면서 국내에서 우호지분 등을 많이 확보하지 못해왔다”며 “중견기업 상속세 문제 등이 최근에야 일부 개선됐지만 그동안 지원 제도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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