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운전 중 구글 글라스를 착용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로비를 시작했다고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사고 위험 논란으로 운전 중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은 3개 주 이상 입법 담당자를 대상으로 로비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델라웨어, 일리노이, 미주리, 뉴저지, 웨스트버지니아를 비롯한 8개 주에서 구글 글라스 규제 법안을 검토한다. 일리노이에서는 지난 연말 관련 법안이 의회에 상정됐다.
법안을 제출한 이라 실버스테인 상원의원은 “구글 글라스를 쓰고 운전을 하면 사고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운전자가 도로가 아닌 이메일이나 다른 콘텐츠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구글 로비스트는 일리노이와 델라웨어, 미주리주 의원을 만나 ‘구글 글라스 제한 법은 불필요하다’고 설득했다. 구글은 아직 구글 글라스가 일반에 보급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각 주 법원도 구글 글라스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구글 주장대로 아직 확산이 안 된 상태라 어느 수준까지 규제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범칙금을 부과하는 기준도 애매하다. 지난달 구글 글라스를 쓰고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운전자는 구글 글라스가 켜져 있었는지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무효 판결을 받았다.
구글 글라스 관련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실버스테인 의원은 “구글 글라스가 많이 팔릴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글은 아직 확산이 안됐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며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구글이 구글 글라스 사용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구글 글라스를 쓴 여성이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영 컨설턴트와 IT 전문작가로 활동하는 새라 슬로컴은 지난 21일 밤 샌프란시코 시내 한 술집에서 구글 글라스를 도둑맞고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공격자 중 한 명은 슬로컴에게 “당신 같은 IT 종사자가 도시를 파괴한다”고 말했다. 목격자는 슬로컴이 구글 글라스 작동법을 설명할 당시에는 분위기가 우호적이었지만 술집 안 일부 사람이 구글 글라스로 촬영될 가능성에 흥분했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