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중 7개 기업은 정부가 관심을 표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1622개 기업을 대상으로 ‘TPP 인지도와 추진 과제’를 조사한 결과 TPP에 대해 ‘아직 잘 모른다’는 응답이 68.1%로 조사됐다. ‘알고 있다’는 답변은 31.9%에 불과했다.
TPP는 미국,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관심 표명 이후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협상 참여국과 예비 양자 협의를 진행 중이다.
TPP를 알고 있다는 기업 571개사 중 54%는 ‘TPP 참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14.7%에 그쳤고 ‘실익이 불분명해 잘 모르겠다’는 답은 31.3%로 조사됐다. TPP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경제적 실익 예상’(49.5%)이 가장 많았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거대시장 확보 가능’(30.1%), ‘여러 국가와 한 번에 단일시장을 형성함으로써 협정 관련 비용 최소화’(15.7%), ‘일본에 세계무역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4.7%)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TPP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기업 중에는 ‘대부분 참여국과 FTA 협상·체결 중이므로 경제적 실익이 없기 때문’(80.3%)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미국 등의 추가 시장개방 요구(13.2%), 농축수산업 피해(3.9%), 대일적자 확대 가능성(2.6%) 등을 우려한 답도 나왔다. 앞으로 환태평양 경제권을 주도할 국가로는 미국(28.4%)보다 중국(68.3%)을 많이 꼽았다. 현재 협상 중인 무역협정 중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협정으로는 한·중 FTA가 54.9%로 가장 많았다. 전수봉 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아직 TPP 의미와 효과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식 제고 노력과 함께 분석·논의·소통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