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소재는 기존 제조기술의 틀에서는 물리·화학적 한계에 봉착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물질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재료연구소에서 열린 소재융합 특별 세미나에서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는 “기존의 소재 연구개발 방식을 뛰어 넘어 신물질을 창조할 수 있는 혁신적 방안을 찾고 이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정 대표는 KAIST 재료공학 박사 출신으로 30여년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미래탐험연구가로서 첨단기술, 미래산업, 미래사회의 조사 분석과 미래 관련 강연 및 칼럼을 기고하는 미래탐험가이자 과학기술칼럼니스트다.
이 대표는 이날 구조재료와 기능재료로 나눠 신물질 개발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개발 동향을 소개했다.
먼저 구조재료는 비강도가 높아야 한다는 점에서 다성분 합금기술을 제시했다. 원자의 직경이 다양한 원소들을 서로 배합하면 결정 공간이 다양한 결정격자로 채워지게 되고, 이때 결정격자의 뒤틀림에 의해 재료의 비강도가 단순 합금물질보다 크게 강화되는 재료 개발법이다.
또 부품으로의 가공이 어렵다는 단점은 최신 기술인 3D프린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능재료는 전자부품 등 적용 영역의 미세화에 따라 마이크로나 나노기술을 접목한 소재 개발이 대세다.
나노 물질은 분자나 원자 상태에서의 자체 결합 및 조합으로 벌크 물질이 갖지 못한 다양한 구조와 성질을 나타낸다.
이 대표는 “나노 세계는 무기물이나 유기물, 생체 조직까지 서로 섞여 전혀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물질은 일반적 시각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물성이지만 응용 기술에 따라 산업적으로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구와 인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면 환경, 에너지, 정보통신 등 모든 분야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기술성과를 이뤄야하고, 재료연구소 등 대표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소재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물질의 발견에 초점을 맞춘 기존 소재 연구개발 방식에서 물질을 조작해 창조하는 방식으로 연구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찾아내던 기존 실험기법을 넘어 슈퍼컴을 이용한 계산공학으로 물질을 사전 설계해 창조해보자는 얘기다.
이 대표는 “물리, 화학 또는 재료과학에서 그간 응용해 온 모든 이론과 실험 모델 데이터를 추출해 이를 융합하는 방식의 물질정보처리학이 신물질 개발의 핵심 기술이자 새로운 방안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