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 참가한 글로벌 기업들은 ‘모바일 BYOD(Bring Your Own Device)’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각종 솔루션을 발표하고 다양한 전략을 드러냈다. 개인용 스마트폰·태블릿PC를 업무용으로 함께 사용하는 모바일 BYOD가 확산되면서 모바일기기관리(MDM)·보안 솔루션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개인용 스마트폰으로는 전 세계 시장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보보안이 약해 기업이 사용을 꺼렸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위한 솔루션이 쏟아져 나오면서 기업용 모바일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억2380만대였던 글로벌 모바일 BYOD 기기 수는 2016년 2억8000만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5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기업용 모빌리티 관련 미디어 행사를 열고 모바일기기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의 차세대 버전인 녹스 2.0을 공개했다. 지난 2013년 MWC에서 녹스를 처음 내놓은 지 1년 만에 단순한 보안이 아니라 다양한 업무 솔루션까지 종합 MDM 솔루션으로 탈바꿈시켰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한 해 동안 전문가·소비자 의견을 듣고 충실히 반영해 한층 강화된 녹스”라고 소개했다.
녹스 2.0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기 위해선 별도의 변환 작업이 필요해 불편했던 점을 개선, 사용 가능한 앱 수를 대폭 늘렸다. 사용자 인증 정보와 각종 암호화 키 정보들을 하드웨어 칩세트에 구현한 ‘트러스트 존(TrustZone)’을 통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분실·해킹으로부터 정보 보호를 강화했다.
중소기업(SMB) 시장에 녹스를 확산하기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 모빌리티 관리(EMM)’ 솔루션과 ‘마켓 플레이스’도 새로 내놓았다. 녹스 EMM은 한 번의 로그인으로 모바일 기기의 업무 사용 인증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녹스 마켓 플레이스에서는 녹스용 고객관계관리(CRM), 전사자원관리(ERP) 등 140개가 넘는 기업 솔루션을 클라우드 상에서 손쉽게 구매해 이용할 수 있다. 이인종 삼성전자 B2B 개발그룹장은 “SMB 시장이 커지고 관리·보안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그들을 위해 고안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지난 2010년 맥아피를 인수한 후 4년 만인 올해 초 사명을 바꾼 인텔 시큐리티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바이러스·악성코드나 도난으로부터 보호하고 백업·필터링 기능까지 담은 ‘모바일 시큐리티’를 무료로 제공하며 시장 확산을 꾀한다. 르네 제임스 인텔 CEO는 MWC 2014 기조연설에서 “향상된 보안 기능과 최초로 인텔 기반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위한 보안 확장을 제공해 현재 시장에서 가장 광범위한 무료 모바일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러한 인텔의 모바일 보안 강화는 모바일 시장 후발주자로서 전폭적인 공략에 나서는 움직임의 하나로 해석하고 있다. 인텔은 이번 MWC에서 레노버·아수스·폭스콘 등과 인텔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모바일 기기 도입 확장을 위한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텔은 ‘인텔 기기 보호 기술(DPT)’이 탑재된 태블릿PC가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 기업 간의 굵직한 인수합병(M&A)도 MWC 2014 현장에서 발표됐다. 모바일 보안관리 분야로 20년 가까이 명성을 쌓아온 미국 굿 테크놀러지는 이 분야의 비교적 젊은 기업인 박스톤(Boxtone)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굿 테크놀러지와 박스톤은 이전부터 기업 모바일 시장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는데 아예 회사를 합쳐 덩치를 키우고 세 확장에 나섰다. 크리스티 와이어트 굿 테크놀러지 CEO는 “안드로이드 기기는 기업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박스톤과의 합병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기업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원조 기업용 모바일 시장 강자인 블랙베리도 살아남기 위한 방책으로 모바일 BYOD 시장의 사수를 택했다. 블랙베리는 MWC 2014에서 새 솔루션을 공개하고 기업용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올 연말 새 MDM 솔루션인 ‘블랙베리 기업용 서버’를 내놓겠다고 밝힌 블랙베리는 “다른 MDM 플랫폼에서 블랙베리로 옮겨오는 기업에게 무료로 운영환경전환(migration)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파격 선언’을 했다.
*BYOD 시장 규모(자료:SA)
*MWC 2014에서 보인 각 기업 BYOD 관련 움직임
![[MWC 2014]모바일 BYOD 뜬다…삼성·인텔·블랙베리 시장 공략 `고삐`](https://img.etnews.com/photonews/1402/535236_20140226132451_824_T0001_550.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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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