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졸업 2년 2개월 만에 또 다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이고 올 들어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경영상황 개선 시점에서 나온 워크아웃 신청이다. 여전히 취약한 재무구조와 유동성 문제에 계속 발목을 잡힌 셈이다.
팬택은 지난해 800억 원 신규 자본을 유치했으며 채권단으로부터 1565억 원을 지원 받았다.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도 그런대로 호조세다. 이런대도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중장기 생존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 전에 재무구조를 개선해 기필코 성장 궤도에 다시 진입하겠다는 의지다.
워크아웃을 개시하면 팬택 임직원은 강도 높은 경영 혁신과 뼈를 깎는 고통을 또 한 번 겪어야 한다. 이전보다 더 혹독할 것이다. 이런 경영 개선 작업도 근본적인 제품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팬택은 애플과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지속된 가운데 후발 중국 업체들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는다. 비용 절감분과 신규 투자 유치 자금을 경쟁력 향상에 쏟아 부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 이전 워크아웃 때엔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성장세였지만 지금은 주춤했다. 차별화할 제품과 시장에 역량을 집중해야 그나마 생존 길을 찾을 수 있다. 극단적인 선택이겠지만 아예 스마트폰보다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차세대 사업에 승부를 걸겠다는 정도의 각오를 보여야 한다.
팬택 회생 여부는 결국 채권단 역할에 달렸다. 고민 끝에 지속성장이 가능한 진로를 선택하면 채권단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팬택이 2차 워크아웃에서 졸업하지 못하고 법정관리 또는 그 이상으로 가면 그간의 지원까지 물거품이 된다. 다행히 팬택 개발력과 제품력에 대한 국내외 평가가 긍정적이다. 선두 업체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으며, 일부 제품 기능 차별화에 성공했다.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통해 팬택 임직원 회생 의지와 능력도 검증됐다.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선제적 워크아웃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다. 팬택과 채권단 모두 이번을 마지막 기회로 삼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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