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현대그룹 3개 금융계열사 인수 본격 착수

산업은행이 자금난에 빠진 현대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현대증권 등 3개 금융계열사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2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현대그룹 3개 금융계열사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 현대증권 실사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까지 실사작업을 마치고 사모투자펀드(PEF)와 투자목적회사(SPC) 설립 등 인수 방안과 인수 가격 협상 등 구체적인 인수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매각 대상 현대증권 지분은 현대상선 보유 25.9% 등 모두 36% 정도다. 여기에 현대증권이 100% 보유한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산업은행은 현대증권 등 3개 계열사를 우선 인수해 현대그룹에 자금을 수혈하고 바로 인수자를 찾아 매각할 방침이다. 인수 방식은 PEF에 재무적투자자(FI) 등을 끌어들여 사들이고 나서 추후 이들 투자자 중 관심 있는 곳이 현대증권을 가져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실사 후 관심 있는 기관투자자나 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PEF 투자자 모집 설명에 나설 계획이다.

PEF 투자자 모집 때 현대증권에 관심이 있는 금융기관이나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그룹 계열사에도 투자 의향을 타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PEF를 조성할 때 관심 있는 기관투자자나 기업들을 찾아가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를 타진해볼 것”이라며 “투자 제안을 할 여러 투자자 중 현대차그룹 계열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PEF 참여의사를 타진할 투자자 대상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대증권에 관심이 있거나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이나 기관을 모두 찾아가 투자 설명을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따라서 현대증권은 현대차그룹 계열에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또 현대증권 매각가격은 장부가인 6000억원에 못미쳐 다소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은 PEF 조성과 가격 협상, 금융감독원의 펀드 등록 절차를 거쳐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자격 심사와 승인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측은 현재까지 현대증권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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