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전기기술과 ICT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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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대구은행이 개설한 사이버 독도지점은 2011년 기준 거래고객 수 31만명, 수신고 2446억원을 돌파하며 A급 점포 수준의 성공을 거뒀다. 일본의 망언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독도를 지키겠다는 대중의 관심이 크게 작용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술과 사회적 환경, 사이버지점이라는 아이디어를 접목해 또 다른 가치를 창조한 사례다.

기술융합과 혁신의 대표 격인 스마트폰은 어떤가. PDA, 디지털카메라, UMPC, MP3플레이어,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IT기기와 수첩, 알람시계 등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세상에 없었던 혁신전쟁은 변화와 새로운 가치창출에 게으른 기업을 ‘아차’ 하는 순간에 고래에서 새우로 전락시킨다.

이러한 국내외의 변화와 글로벌 경쟁에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자 나온 방안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구현이다.

창조경제는 창의력, 상상력,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과 일거리를 창출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핵심 키워드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융합 그리고 혁신이다. 교육, 연구 분야에서 창의성, 신기술 개발 인재를 잘 키우고 존중하는 나라가 바로 창조경제 국가다.

전기기술은 한때 전구와 스위치로 대표되는 전통적 인식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았다.

산업발전 초창기를 넘어 우리나라 전기공업과 전력산업이 순조롭게 발전하고 사회 각 분야에 안정적으로 전력이 공급되면서 국민들은 점차 그 중요성을 잊고 살았다. 구시대 산업으로, 새로운 시설 투자나 새로운 기술적 발전, 인력 양성이 없어도 저절로 유지되는 산업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전기기술에 대한 투자는 활발하지 않았고, 이는 지난 몇 년간 전기와 전력분야 사고를 유발한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기기술은 산업적 측면에서는 국가전력 공급망 구축에 따른 기간산업인 동시에 각종 성능검증과 인증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하는 고도의 기술 집약 산업이다. 또 관련 부품·소재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전후방 산업이다.

에너지·환경 측면에서 볼 때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국제기후변화협약 이행에 필수인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산업이다. 또 IT지능화 요구와 이에 따른 신규 및 교체 수요 증가로 파급효과까지 높은 경제적 산업이자 신개념 산업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미래 핵심성장 동력원이자 세계적 불황과는 연관성이 미미한 지속 성장산업으로 그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고 있다.

전기기술에 대한 인식변화는 융합의 결과다.

현재 전기기술은 IT·BT·NT·ET·ST·CT 등 융합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창조경제 시대의 선도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전자, 컴퓨터, 제어, 통신 등 여러 분야의 기술이 과거 전기공학에서 파생, 확산됐지만 이제는 다시 전기기술과 빠르게 융합 중이다. 에너지·환경기술, 수송, 의료, 국방·우주, 생활산업까지 융합 업종도 다양하다.

전기와 IT의 융합은 스마트그리드로, BT는 의료기기·실버산업으로, 토목과는 텔레메트릭스로, NT와는 나노전기소재로, 기계와는 메카트로닉스 및 전기차로, ET와는 환경저감기술로, 경제·경영 분야와는 전력경제 등으로 재정립되며 개념과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전기융합기술은 보다 자연친화적이고, 편리하고, 건강하고, 안전하며, 풍요로운 미래사회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시대 산업이 아닌, 혁신과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창조경제를 이끄는 중심 산업으로서 전기기술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다.

김호용 한국전기연구원장 hykim@ke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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