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낚싯줄과 재봉실을 이용해 강력한 인공근육 제조 방법을 개발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알렌 맥달마이드 나노텍연구소(소장 레이 바우만 교수)는 21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는 부산대 출신의 오지영(39·여, 사진) 박사 등 한국과 미국, 호주, 캐나다, 터키, 중국의 연구원이 참여했다.
오 박사는 부산대 물리학과 학사, 석사 박사과정 후 지난 2006년부터 알렌 맥달마이드 나노텍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낚싯줄과 재봉실에 비틀림을 추가해 인위적으로 꼬인 구조를 만들면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 자극에 반응하는 인공근육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을 발견했다. 나선형의 고무줄처럼 감긴 인공근육에 외부에서 열을 가하면 수축하고, 열원을 제거하면 다시 초기 상태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온도 변화뿐 아니라 전기적 자극, 빛의 흡수, 화학 반응에도 근육 특성을 보였다.
이러한 인공근육은 1만rpm(1분당 1만회) 이상의 회전력을 일으킬 수 있고, 1㎏당 7.1마력의 힘으로 인간 근육보다 100배 무거운 무게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더 얇게 제작하면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해 섬세한 얼굴 표정 연출도 가능하다.
레이 바우만 소장은 “사람 머리카락의 10배 굵기의 고분자 낚싯줄 100가닥으로 꼬아 만든 인공근육은 무려 0.73t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다”며 “영화 슈퍼맨처럼 강한 힘을 요구하는 로봇이나 엑소스켈레톤(인공 팔·다리) 분야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외부 온도변화에 따라 섬유 사이의 공간이 자동 조절되는 스마트 직물, 개폐 없이 조절되는 미래형 창문 등 다양한 응용 방법을 논문을 통해 제시했다.
오지영 박사는 “탄소나노튜브 섬유 관련 연구 성과를 평범한 일상 재료이자 단가가 비교할 수 없이 낮은 나일론 섬유를 통해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로봇 기술의 실용화와 응용 범위 확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 박사는 2006년 부산대 박사과정에서 다기능성 인공근육 관련 연구로 첫 ‘사이언스’ 논문을 발표했고, 이번이 여섯 번째 ‘사이언스’ 논문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