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 `창의자본`]<8>러시아 특허기술을 활용해야

러시아 특허전문가 일행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특허청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대한변리사회와 민간차원 협력에 대해 상호 의견을 나눈다. 지식사회가 도래하면서 지식재산(IP)권이 지식영토가 되고 영토전쟁 대신 특허전쟁 시대로 전환되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웃 일본은 수협과 농협조차도 수산기술 연구조합과 농업기술 연구조합으로 변모해 기술 토착화가 되어 있다. 이웃 중국은 세계특허출원 1위국으로 부상하면서 특허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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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이웃 국가 중간에 있는 한국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거대 지구를 인체에 비유하면, 지구생물 머리 부분은 역시 기초 첨단과학과 문학·예술 등 창의적 사고에 몰두하는 러시아다. 반면에 만들고 응용하는 팔·손 부분은 조립식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이다.

특히 우리는 양궁처럼 손동작이 섬세해 생산과 응용 분야 명수다. 러시아 머리와 한국의 팔·손이 융합하면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다. 따라서 러시아 기초 첨단기술을 우리가 응용 생산해 함께 이익을 공유하면, 두 나라 관계는 남녀가 결혼해 아기를 출산하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러시아 기초 첨단 분야를 우리 대학의 석·박사 연구 원재료로 활용해 석·박사 논문이 바로 응용 생산특허가 되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대학의 응용 생산 특허로 중무장하면 강소기업이 될 뿐 아니라 국제경쟁력을 가지고 세계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다. 마치 독일 중소기업이 러시아 특허 기술로 무장하기 때문에 세계적 경쟁력 강소기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작년에 방한했던 모스크바대 종합연구소 한 책임자는 신소재, 생명공학, 기계전자 등 다방면에서 독일 중소기업과 공동 특허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러시아가 보유한 많은 기초 첨단 기술 중에는 시장성 있는 기술이 상당히 많다.

뇌신경계를 자극해서 우리 몸에 엔돌핀이 분비되는 의료기기가 한 예다. 한때 우리나라 학생이 애용했던 집중력 증강용 ‘엠씨스퀘어’도 바로 이 연구소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러시아 최대 생리학 연구소로 주요 연구 분야가 ‘두 개 골을 통한 전파전달 메커니즘’이며 최근 개발된 것이 ‘엔돌핀 생성기’이다. 피부미용, 초기 암 치료, 이명, 치매증 등 효능이 광범위하며, 분야별 전문 의료기로 개발한다면 시장성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기초 첨단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대학에서는 상용화 특허를 만들고, 중소기업이 전문 특허상품을 생산하면 자연히 강소기업이 될 것이다. 그러면 이를 뒷받침할 실천전략은 무엇일까.

첫째, 러시아 기초 첨단기술과 문화 예술분야를 소화하기 위해 대학에서 러시아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실제로 러시아 전공 학생은 어문계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둘째, 독일처럼 수많은 러시아 연구소나 차이코프스키 등 예술학교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고, 남녀의 사랑처럼 친근한 교분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최근 러시아는 특허연방군을 특허대학 중심으로 엮어가고, 기업 CEO와 고급관료에게도 단기 또는 중기 특허전략 교육을 행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가칭 ‘특허 민방위군’을 결성하고, 정부와 기업이 특허 무장을 강화해야 한다. 작년도 민간차원에서 세계 각 국의 한인특허 전문가들이 모여서 결성한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도 이 같은 맥락에서 육성됐으면 한다.

이번 방문하는 특허대학 총장은 푸틴대통령의 법률보좌관으로서 특허청장을 거쳐서, 특허연방군 양성 차원에서 특허대학 총장에 임명된 인물이다. 작년 우리나라 방문 시, 대한변리사회와 협의과정 중에 우리 특허전문가의 러시아 특허대학 수학을 쾌히 승낙하기도 했다. 국가생존전략 차원에서 러시아 특허전문가 방한을 긴밀히 잘 활용했으면 한다. 가령 러시아가 기초 첨단의 좌뇌가 되고, 우리는 응용 생산의 우뇌가 되어 이 같은 한·러 합작 우수두뇌가 지식사회인 두뇌사회에서 우리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이상희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rheeshp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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