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지을 후보로 경주·광양·부산 세 지역을 놓고 막판 저울질이 한창이다. 후보지의 지방자치단체는 각 지역이 최적지라며 막바지 유치전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오늘부터 사흘 일정으로 경주·광양·부산 세 지역에 현장 실사를 진행한다. 이번이 세 번째 실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과 2월에도 이들 지역을 방문했고, 지역 시장들과 관련 사안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당초 부산 지역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MS는 현재 부산광역시 외에 경북 경주시, 전남 광양시도 함께 비교 검토하고 있다. 초기엔 경기도 등 5~6군데를 후보지로 물색하다 최근 이들 세 지역으로 좁혔다.
특히 MS는 이들 지역 지자체에 최대한 많은 용지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MS는 약 33만㎡(약 10만평)의 용지를 매입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지만 현재 세 지역 모두 이 규모를 충족시키기는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지역의 투자유치 관계자는 “MS에서 용지 면적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초기엔 33만㎡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국내에서 이 같은 대규모 용지 확보는 현실상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소 축소해 용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넓은 면적에 단층 건물로 데이터센터를 짓는 ‘MS식’ 센터를 국내에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이번에 추진하는 현장 실사는 미국 본사의 데이터센터 건설추진팀과 다국적 부동산투자 컨설팅 회사인 시비리처드엘리스(CBRE) 등의 담당자들이 대거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자 핵심 인력들이 동행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최종 용지 선택을 위한 마지막 실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MS는 후보지를 대상으로 전기·통신 등 기반 시설은 물론이고 후보 용지 근처 동사무소·파출소 등 공공시설 위치까지도 따져 심사하는 등 실사 작업을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부산시 등 관련 지자체들은 지난해부터 MS 측과 물밑접촉을 해왔다. 시애틀 본사에 직접 찾아가 지리적인 우수성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현장 실사에서도 지자체별로 특단의 세금 혜택 등을 제시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국내 지자체들이 글로벌 IT 기업의 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는 데는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 때문이다. MS는 센터 운영 인력으로 수백명이 상주하게 돼 지역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향후 이어질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 및 연구개발센터 투자 유치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후보지 한 관계자는 “MS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대부분 아는 글로벌 IT 기업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며 “특히 MS가 국내에 센터를 짓게 되면 전쟁 가능성을 갖고 있는 분단국가에 따른 위험요소들이 낮아져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