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와 공공기관이 보유한 주민등록번호의 평균 암호화율이 63.5%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 행정부처의 주민번호 암호화율은 76.9%를 기록해 지방 공기업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나,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잇따른 정보유출 사고의 후폭풍을 막기 위해서라도 암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법체계에서 주민번호 비암호화가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 뿐 아니라 세계에 떠돌아다니는 주민번호가 전자정부서비스 및 온라인 전자상거래 과정에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저장·전송할 수 있는 암호화 기술 적용 또는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안행부는 현재 모든 주민번호가 100% 암호화가 돼 있지 않지만 물리적으로 망분리돼 있는 시스템에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암호화에 준하는 안전조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한다.
이찬열 민주당 의원은 “정부 및 공공기관이 보유한 주민등록번호의 암호화율은 10건 중 6.3건에 불과하고, 비밀번호 암호화율도 76.9%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공기업과 공공기관 기초지자체의 경우 각각 암호화율이 60.9%, 62.9%, 61.2%로 낮게 나타났다. 주민번호가 워낙 많을 뿐 아니라 암호화에 따른 예산확보도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민원 처리속도가 늦어지는 것도 암호화 도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의원은 “국가 공공기관에서도 개인정보 보호가 안 되고 있다”며 “고유식별정보는 반드시 암호화 조치를 하도록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이와 관련 “(주민번호)암호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개인정보보호 조직체계 문제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별 주민번호 암호화 현황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