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설립된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9년 만에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부회장이 직무를 대행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2011년부터 3대 회장을 맡아온 정철길 SK C&C 대표는 임기 만료에 따라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4대 신임 회장에 나서는 기업이 없어 앞으로 1년 동안 이지운 상근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으로 협회를 이끌게 됐다.
정철길 대표는 “이미 SK C&C가 세 번 협회장을 맡은 만큼 이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SK에서 그룹 관련 업무가 많아지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새로운 회장을 선출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출범 당시부터 협회장은 SK C&C가 도맡았다. 1~3대 모두 회장을 맡겠다고 나선 IT서비스기업이 없어 출범을 주도한 SK C&C가 맡았던 것이다.
이번에도 전동수 삼성SDS 대표와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각사 대표로 선임된 지가 얼마 안 됐다는 이유로 고사했다. 김대훈 LG CNS 대표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조봉래 포스코ICT 대표는 포항제철 출신이라 IT서비스업계 입문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지난해 시행된 개정SW산업진흥법도 협회장을 공석으로 만든 배경이다. 법 시행으로 대기업들이 공공정보화 시장에 대거 참여가 제한되면서 대형 IT서비스기업들이 협회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대형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지금처럼 협회가 운영된다면 회장사 선출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갈수록 참여 회원사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권·유선일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