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친기업 행보가 이어진다. 올랑드 대통령은 18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삼성전자와 GE, 인텔, 네슬레, 볼보, 지멘스 등 세계 30개 기업 대표를 만나 프랑스 투자를 요청했다고 일간지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는 프랑스에 투자하러 오는 자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프랑스 투자 유입액의 10% 수준에 그치는 개발도상국의 프랑스 투자가 늘어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높은 세율과 정부의 간섭, 노동 규제로 다국적 기업의 꺼려지는 투자처다. 사회당 소속의 올랑드 대통령 집권 이듬해인 지난해 프랑스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보다 77%나 줄었다. 같은 기간 독일 FDI는 네 배로 늘었다.
올랑드 대통령은 외국 기업에게 세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투자기업이 프랑스냐 외국 기업이냐에 관계없이 세제가 변화하지 않고 일관성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인은 유럽에서도 높은 수준인 프랑스 법인세율과 고연봉 직원을 둔 기업에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부유세’ 문제를 프랑스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투자자 비자 발급 시간을 줄이고 기술직 노동자에게 특별 비자도 발급키로 했다. 신생 기업을 설립할 때 최대 2만5000 유로(약 3600만원)까지 지원하는 창업 자금 지원 계획도 밝혔다. 반년에 한 번씩 외국인 기업가 애로 사항도 직접 듣겠다고 약속했다.
한때 ‘부자를 싫어한다’고 말하던 올랑드 대통령이 외국인 기업가를 만나 투자를 요청하는 이유는 프랑스 경기 회복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 수준인 10%가 넘는 고실업률이 이어져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기업이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하도록 직원 고용 시 부담하는 사회복지비용인 사회보장부담금을 2017년까지 300억 유로(약 43조5700억원) 줄이겠다고 밝혔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