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 LED와 태양전지 시대, 눈앞에

광신호를 잘 감지하는 그래핀 소자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투명하고 접을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나 태양전지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최석호 경희대 응용물리학과 교수팀과 황의헌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원 교수는 공동 연구에서 그래핀 소자의 광반응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광검출소자를 개발했다. 광검출 소자는 광신호를 감지하는 소자다. 그래핀은 전도성이 뛰어나면서 투명하고 유연해 ‘꿈의 신소재’로 기대받는 물질로 차세대 전자 및 광전자 소자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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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호 교수

광검출소자로는 실리콘(Si)이나 인듐갈륨비소(InGaAs)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딱딱하고 불투명해 접을 수 있는 투명한 광전자기기에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명도와 유연성이 높은 그래핀을 이용해 광검출 소자를 만드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은 광반응 성능이 기존 소자보다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금속 등 다른 화합물을 접합하지 않고 순수 그래핀으로만 이뤄진 다이오드를 광검출 소자에 적용한 결과, 광반응 성능이 기존 실리콘 소자 등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측정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순수(all) 그래핀 p-n 수직적합 터널링 다이오드’는 정공(전자와 같은 거동을 하지만 양(+)의 전하를 가진 유사입자)이 전하를 운반하는 ‘p형 그래핀’과 전자가 전하를 운반하는 ‘n형 그래핀’을 수직으로 접합한 다이오드다. 연구팀은 “수직접합 구조는 기존의 수평 접합보다 접합거리가 짧다”며 “이것이 높은 광반응 성능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빛에 의해 그래핀에 생성된 전자와 정공의 수명시간보다 전극 사이의 이동시간이 더 짧아서 한 개의 광자가 여러 개의 전자와 정공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광검출소자뿐 아니라 광전자소자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전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광검출소자(photodetector)= 광신호를 감지하는 기능을 하는 소자다. 한 개의 단일성능 소자일 뿐만 아니라 한 칩 위에 발광소자와 광도파관, 광검출소자 및 전자소자들로 구성된 광전자 집적회로의 핵심부품이다. 넓은 파장영역에서 고감도가 요구되는 이미징과 감지, 광통신 기기 등에 사용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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