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 순익 `반토막`…ROA 10년來 최악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3년 이후 국내 은행 연도별 ROA·ROE 추이

지난해 은행 당기순익이 반 토막 났다. 순이자 마진은 1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당기순익은 4조원으로 전년 8조7000억원 대비 53.7%(4조7000억원)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로 이자 이익이 감소했고 부실기업 대손비용이 큰 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분기별 당기순익도 지난해 3분기까지 9000억원∼1조7000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고 4분기에는 1000억원 적자가 났다. 적자 기록은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건전성 지표인 총자산 이익률(ROA)과 자기자본 순이익률(ROE)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ROA는 0.22%로 전년 대비 0.25%P 떨어졌고, ROE도 2.82%에 머물러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7%P가 하락했다. ROA는 2003년 0.17%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순익 적자 여파로 ROA· ROE가 각각 0.02%, 0.29% 수준까지 악화됐다.

이자 이익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은행 이자이익은 34조9000억원으로 전년 38조원 대비 3조2000억원 감소했다. 순이자 마진은 1.87%로 1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낮았다. 비이자 이익은 4조2000억원을 기록해 2012년 4조5000억원 대비 3000억원 줄었다.

출자전환 주식매각 등 일회성 이익 감소와 구조조정 기업의 투자주식 감액손실이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은행 대손비용도 11조5000억원으로 전년 10조9000억원 대비 6000억원 증가했다. 연간 대손비용은 2010년 이후 감소추세였지만 지난해 상승 반전으로 돌아섰다.

특히 4분기 STX그룹 추가 부실과 경남기업 워크아웃 신청 등으로 대손비용이 전분기 대비 5000억원이 늘었다. 5000억원대 KT ENS 대출사기 관련 대손비용까지 합치면 은행의 대손비용은 치솟을 전망이다. 영업외손실은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자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로 올해도 은행업권 불황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표]국내은행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단위 : 조원, %)

[표]2003년 이후 국내 은행 연도별 ROA·ROE 추이 자료-금감원

지난해 은행 순익 `반토막`…ROA 10년來 최악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