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빠 주말 짱]정월대보름 달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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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 `망월제`

우리 조상들은 정월대보름을 설, 단오, 추석과 더불어 4대 명절로 지냈다. 대보름의 둥근 달빛이 어둠, 질병, 재액을 막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대보름 이틀 전인 까치보름 아침에 오곡밥을 먹고 장독대에는 까치밥을 줬다. 전날에는 한밤중에 귀신이 찾아와 눈썹을 희게 만든다고 믿어 잠을 자지 않았다. 명절날 아침에는 더위팔기, 부럼 깨물기, 맨발로 맨땅 밟지 않기, 바느질하지 않기, 나물먹기, 귀밝이술 마시기 등으로 새해 계획을 세우고 한 해 운세를 점쳤다. 저녁에는 달을 보고 소원을 빌고 횃불싸움, 쥐불놓기, 지신밟기를 하며 풍년, 풍어,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자녀와 함께 가까운 지역 축제를 찾아보자. 한 해 길운을 기원하며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 전통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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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수영구 `전통 달집놀이`

◇강원도 강릉시 `망월제`

강원도 강릉시와 임영민속연구회가 주관하는 `망월제`는 14일 강릉시 남대천 단오장 부지 일대에서 개최된다.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 문화를 지키기 위해 임영민속연구회가 지난 1991년부터 주관하고 있다.

망월제는 정월대보름날 오후부터 자정 무렵까지 세 과정으로 진행된다. 행사 당일 오후 단오장에서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망우리 돌리기 등 세시민속놀이가 앞풀이 행사로 진행된다. 본풀이 행사는 황덕불 피우기, 관노가면놀이, 농악놀이, 지신밟기, 망월제례 등으로 꾸며진다.

용이 물을 달고 온다는 뜻을 지닌 `용물 달기`는 뒤풀이 행사다. 강릉시 성산면 금산리 마을사람들이 정월대보름 새벽에 임경당에 모여 짚으로 만든 용을 끌고 샘물 세 곳에서 물을 떠 뒤뜰에 있는 용천수에 부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1997년 제38회 전국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 종합우수상(국무총리상)을, 2001년 제42회 전국민속예술축제에서 종합최우수상(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강릉을 대표하는 전통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짚으로 만든 용을 수백명이 붙잡고 풍년과 새해 소망을 빈다. 망월제장을 출발해 잠수교·남산교를 거쳐 망월제장으로 향하는 2㎞ 거리 다리 밟기 행사 등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최 측은 행사장에 한우 한 마리를 삶은 안주, 막걸리, 시루떡 등을 무료로 제공해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를 연출 한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양구군 `국토 정중앙 달맞이 축제`

강원도 양구군에서는 14일 국토정중앙점과 레포츠공원 일대에서 `제14회 국토 정중앙 달맞이 축제`를 진행한다. 양구문화원이 주최하고 관내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갑오년을 맞이해 지역 주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관광객이 누구나 참여해 다양한 먹거리와 전통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진다.

우리나라 국토 정중앙점에서 불씨를 채화해 행사장으로 봉송하는 `국토 정중앙 달맞이 행사`는 이번 행사의 백미다. 오전 11시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와 함께 풍물패 공연이 이어지면서 신명나는 한마당이 펼쳐진다.

레포츠공원 일대에서는 달집태우기, 새해 소지 올리기, 쥐불놀이 등이 시연된다. 기관·단체 별 윷놀이 대회, 놋다리 놀이 경기, 줄다리기, 줄넘기 등이 순서대로 진행된다. 연날리기, 장작패기, 쥐불놀이 깡통 만들기,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널뛰기, 떡메치기, 굴렁쇠 굴리기 등을 즐길 수 있는 민속체험장은 자녀와 함께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을 제공한다. 뻥튀기, 구운 감자, 구운 가래떡 등 전통 먹거리가 무료로 제공된다.

새해를 맞는 소망기원행사로는 가훈 써주기, 새해 소망 적어 소지 올리기, 새해 운수보기, 갑오년 포토존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됐다. 초청가수, 풍물패, 정중앙전통소리보존회 국악공연, 군민노래자랑, 군 장병 장기자랑, 강강술래 등 화려한 공연이 정월대보름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부산시 수영구 `전통 달집놀이`

부산광역시 수영구에서는 정월대보름을 맞이해 14일 오후 4시부터 광안리 해수욕장 일원에서 `제18회 수영전통달집놀이`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올해 첫선을 보이는 전통 줄연 띄우기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를 선보인다.

오후 6시 진행하는 `대형 달집태우기`는 도심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색다른 볼거리다. 지난해 쌓였던 묵은 액을 씻고 올 한해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18m 크기 달집을 태운다. 관광객이 보름달을 직접 볼 수 있는 오후 6시경에 행사를 진행한다.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광안대교 야간 조명과 훨훨 타오르는 달집 불빛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14일 달이 뜨는 시각은 오후 5시35분, 해가 지는 시각은 오후 6시 5분이다.

부산 광안리를 찾는 관광객이면 누구나 200m 길이 소망포에 한해 소망을 적는 이벤트 행사도 마련됐다. 오후 4시부터는 중요무형문화재 `수영야류`와 `좌수영어방놀이` 공연이 펼쳐지며 제기차기, 널뛰기 등 전통 민속놀이마당도 마련된다. 지신밟기, 고사지내기, 강강술래 등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즐겨 했던 정월대보름 행사가 펼쳐지며 즐거움을 한층 더할 예정이다. 달집태우기 행사가 끝나는 오후 6시 30분부터는 야외상설무대에서 모듬북, 한국무용, 퓨전국악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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