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올해도 보수적인 설비 투자 움직임을 보이면서 장비 업계가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장비 업계는 연초부터 중국 시장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와 내년 중국의 디스플레이 장비 수요가 세계 시장의 7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중국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비중은 22%에 머물렀으나 패널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 장비 시장 비중은 세계 시장의 60%선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올해에는 8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격적인 설비 투자로 인해 중국의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51%씩 늘어났다. 향후 설비 투자는 단순 생산능력 확장에 그치지 않고 저온폴리실리콘(LTPS)이나 옥사이드(산화물) 기판,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첨단 분야에 집중될 전망이어서 고가 장비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 침체에도 불구하고 장비 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기업이 에스엔유프리시젼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봉지 장비를 개발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의 80%가량을 수출로 거뒀다. 이를 통해 지난 해 매출 1014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중국에서는 LCD와 OLED 모두 대규모 투자가 나오고 있어 매출의 80% 수준은 수출에서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박희재 부회장은 “중국에서 일본장비회사를 제치고 국내 최초로 수주해 국산장비의 자부심을 높이고 사상최대 매출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LIG에이디피도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투자를 포함해 중국 지역 투자 확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BOE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CSOT로부터 70억원 규모의 장비 수주를 받았다.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된 상황이어서 중국 수출이 이 회사 성장의 키를 쥐고 있다.
AP시스템은 올해부터 수출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출 비중은 10% 남짓이었으나 올해는 30%를 목표로 세웠다. 이밖에 참엔지니어링·로체시스템즈·비아트론·테라세미콘 등이 중국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찰스 애니스 NPD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최근 중국에서 LCD와 AM OLED 두 시장 모두 LTPS 생산능력이 증가했다”며 “올해와 내년에도 중국에서 10여건 정도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