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카드 단말기 실태 조사, 밴업계 금감원 요청 `집단 보이콧`

신용카드 IC단말기 교체 사업을 놓고 밴사들이 금융감독원 실태자료 제출 요청을 전면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다. IC카드 전환정책에 따라 전국 신용카드 가맹점은 2015년부터 MS카드로 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모든 MS결제 단말기도 IC카드 단말기로 교체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교체 사업을 앞두고 지난 29일까지 밴사에 전국 가맹점 단말기 실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모든 밴사가 집단으로 금감원의 자료 제출 요청을 거부해 가맹점 전수조사는 멈춰선 상황이다. POS단말기 등은 기종이 제각각이어서 IC카드 단말기 교체 비용 산정과 실행을 위해서는 전수조사가 필수적이다. 가맹점을 관리하는 밴사들이 금융감독원의 요청을 집단 거부하면서 내년도 IC카드 단말기 교체사업도 불투명해졌다.

양측 입장도 첨예하게 엇갈린다. 금융당국은 IC카드 단말기 교체사업은 정보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공적 사업인데 밴업계가 그동안 쥐고 있던 사업권 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사업에까지 보이콧하고 있는 위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밴사는 금융감독원이 제출하라고 한 자료는 IC단말기 설치와 전혀 무관한 `영업기밀 자료`라며 요청 항목을 공개했다.

금감원이 요청한 자료 항목에는 전국 가맹점 IC단말기 설치현황 외에 △결제 단말기 기종(세부 모델 명) △개발 시기 △부가 기능 여부 등이 포함됐다. 자료 제출을 거부한 밴사 관계자는 “영업기밀 자료를 모두 달라고 하는 의도가 석연치 않다”며 “일부 항목은 밴사 자체로도 산출할 수 없는 정보도 다수 포함돼 자료 산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항목별 자료를 다 줄 수 없으니 IC카드 단말기 교체에 필요한 데이터만 집계형태로 주겠다고 통보했는데, 이를 자료 거부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양 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IC카드 단말기 교체 사업은 실태조사조차 손데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아울러 설치비용을 둘러싼 입장도 대립하고 있어 2015년까지 전국 가맹점에 IC카드 단말기 전원 교체 사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반응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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