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적 지위를 자랑하던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독점 솔루션들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 솔루션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무차별적 라이선스 단속이 고객 이탈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오토데스크·어도비·오라클 등이 최근 라이선스 감사 수위를 높이면서 대안 솔루션들이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부 제품은 해마다 매출이 갑절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들 기업이 몇 년째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라이선스 감사를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신뢰를 잃은 게 고객 이탈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라이선스 감사를 강화해 기존 고객으로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추가 확보해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SW 라이선스 감사가 성장 한계에 봉착한 SW 영업에 일정 부분 돌파구가 돼 왔다”며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이라 설명했다.
MS 오피스의 경우, 시장에서 구글 앱스가 대안 솔루션으로 국내 기업들이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오토데스크의 오토캐드 대항마로 중국 ZW소프트의 `ZW캐드`가, 어도비 포토숍의 대안 솔루션으론 리눅스 기반 편집툴 `김프(GIMP)`가 각광받고 있다. 오라클의 대안 DB로는 국산 티베로 DB가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오토데스크, 어도비와 같은 솔루션의 경우 대안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한 바람이 더욱 거세다.
ZW캐드의 경우 오토캐드에 비해 70% 이상 가격이 저렴한데다 2D·3D 캐드 솔루션 간 호환기능을 제공하고 작업속도도 빨라 관련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최근 두산, 롯데, GS 등 대기업 그룹에서도 적용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ZW캐드코리아 관계자는 “2012년 국내에 소개된 뒤 매년 두 배 이상 고객 수가 늘었다”며 “올해 대기업군에서 비싼 오토캐드의 대안 솔루션으로 ZW캐드를 많이 검토하고 있어 지난해 보다 세 배가량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어도비의 대안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프`는 오픈소스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포토숍의 다양한 툴과 유사한 기능을 대부분 제공한다. 어도비 아크로뱃의 대안으로는 `포뮬레이트 프로(Formulate Pro)` 등이 있다.
업계 전문가는 “이젠 글로벌 SW기업들의 철옹성 같은 방어책도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대안 솔루션들이 가격만 저렴한 게 아니라 제품 기능 및 성능도 뛰어나 충성 고객층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