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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동계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몰려오고 있다. 호재를 맞는 TV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TV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제품은 50인치 이상 대형 초고화질(UHD) TV다. 최근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50인치 이상 대형TV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30%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는 UHD TV 시장 전반을 살펴보고 전문가와의 대담에서 `UN55F9000AF`의 특징을 자세히 살펴봤다.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

[마켓 트렌드]

◇대형 스포츠 이벤트, TV 시장의 호재

2014년은 `스포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굵직한 국제대회 세 개가 연이어 개최되기 때문이다. 시작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다. 6~7월에는 브라질 월드컵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선선한 가을의 길목으로 접어드는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경기장에 직접 갈 수는 없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TV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는 짝수 해에 스포츠 특수를 누린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제로 밴쿠버 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 당시 TV 매출과 판매량은 각각 40%, 30%가량 크게 뛰어올랐다.

제조사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은 2014년과 맞물려 대규모 TV 신규 교체 수요가 발생하리라는 전망 때문이다. 브라운관에서 LCD와 PDP로 대대적 이동이 이뤄졌던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이 개최된 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소비자들이 그 사이 고품질 영상 콘텐츠에 익숙해지면서 보다 크고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는 TV를 찾고 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단연 UHD TV다. 영상의 감동을 전달하기에 최적화된 큼지막한 화면과 빼어난 화질을 자랑한다. 콘텐츠 수도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한중일 3국의 TV 제조사가 잇따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UHD TV 시장이 2013년 190만대에서 2014년 127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사실도 TV 시장에 낙관적 전망을 가져오고 있다.

[UN55F9000AF은 어떤 제품]

◇크기, 성능, 가격 `3박자` 고르게 맞아 떨어져

본격적인 UHD TV 시대 개막에 맞춰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제품은 55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는 `UN55F9000AF`다. 65인치와 비교해 합리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간 뛰어난 성능에도 UHD TV 대중화의 발목을 붙잡았던 것은 높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가격 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주요 업체마다 생산라인을 늘리면서 인하 폭이 커지는 추세다. 현재 UN55F9000AF는 출고가가 600만원대에서 400만원대까지 인하된 상황이다. 65인치 제품에 비해 200만원가량 저렴하다. 비교적 낮은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시원한 화면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가장 눈여겨볼 점은 현재 방송 환경을 고려한 `업스케일링` 기술이다. 최근 지상파TV, 케이블TV, IPTV 업계 모두 UHD 방송 상용화 준비에 돌입했지만 정식 서비스가 개시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이 때문에 구매를 해도 당장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 삼성전자 UHD TV는 업스케일링 기술을 채택해 일반 HD, 풀HD 영상을 UHD급으로 자동 보정해준다. 볼거리를 큰 폭으로 넓혀 콘텐츠 부족 현상 우려를 잠재웠다.

UHD TV의 미래 대응책도 마련해뒀다. 에볼루션 키트를 TV 뒷면에 꽂는 것만으로 스마트TV의 핵심인 CPU, GPU, 소프트웨어 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향후 결정될 UHD 방송 표준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또 데이터양이 많은 UHD 콘텐츠를 압축하는 데 필요한 고성능 AP도 간편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 제품은 TV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화질에서도 우수함을 자랑한다. 풀HD TV와 비교해 네 배 더 선명한 해상도를 제공한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생생한 화면으로 현장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 크리스털 블랙 패널을 적용해 난반사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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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제 전무(왼쪽)과 최지형 디자이너

[이버즈 대담 - 디자인 관점에서 살펴본 UN55F9000AF]

제품에서 디자인이 갖는 의미는 크다. 기능과 유기적 조화를 이루며 브랜드의 고유한 정체성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이종(異種)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삼성전자에서 20여년간 TV를 디자인해온 강윤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전무와 여성 패션 브랜드 `쟈니 헤잇 재즈(Johnny Hates Jazz)`의 최지형 디자이너를 만나 디자인 철학과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능과 디자인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최지형 디자이너는 최근 삼성이 출시한 UHD TV UN55F9000AF의 디자인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얇은 테두리와 심플한 디자인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윤제 전무는 “최근 TV 디자인의 추세는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TV 기술 발전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즉 디자인과 기능은 상호 보완관계라는 설명이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UN55F9000AF은 풀HD보다 네 배 더 선명한 제품”이라며 “가장 큰 특징은 자연의 색을 그대로 표현하는 세밀한 화질”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품의 이런 정체성을 살리고자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는 배제시켰고 TV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화면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고 대답했다.

최 디자이너는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을 놓치지 않는 섬세함”이라며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그 자체로 인테리어 요소가 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직업이 디자이너다보니 기기를 고를 때 사용하지 않을 때 모습이 어떤지도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강 전무는 “우리가 신경 쓴 부분도 바로 그런 부분”이라며 크게 공감했다. 이어 “사람이 외출할 때 앞모습만 신경 쓰는 건 아니다”며 “TV 역시 뒷면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 UHD TV는 원 커넥트(One connected)로 TV 뒷면에서 선을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따로 꺼내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클린 백(Clean Back) 디자인은 이런 기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하나의 콘셉트를 이룬다.

패션에서는 어떨까. 최 디자이너는 “쟈니 헤잇 재즈도 디자인을 할 때 독창성에 바탕을 두지만 사람들이 옷을 입었을 때 옷의 기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며 “오히려 디테일을 섞는 것은 쉽지만 한 가지 포인트를 잡아내 군더더기 없이 독창성을 살리는 작업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 전무는 “때때로 독창성을 살리고 싶어서 디자이너가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다 보면 아주 상식적인 부분이 파괴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용자가 편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디자인적으로 반영하고 불편한 요소를 수정하는 기본적 부분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삼성 UHD TV 시리즈는 소비자의 TV 사용 습관을 오랫동안 관찰해 사용자가 가장 편안하게 TV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밝혔다.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협업…양보는 오히려 독”

업종을 막론하고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된다. 달리 말하자면 디자이너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려면 타부서와의 협업은 필수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입장 탓에 힘든 점은 없었을까.

최지형 디자이너는 “쟈니 헤잇 재즈도 매 컬렉션마다 그런 과정을 거친다”며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쌓인 의견과 정보들 덕에 한 순간에 디자인이 풀리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조율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강윤제 전무 역시 “디자인이 실제로 구현되려면 팀플레이가 정말 중요하다”며 “삼성 UHD TV는 개발 과정에서 기술 팀과의 협업 비중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협업이란 서로 잡음이 나오는 게 당연한 작업인데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가다 보면 퀄리티가 낮은 제품이 완성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이에 덧붙여 “다른 팀과의 조율 과정은 피로를 동반하지만 혁신적인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UHD TV, 안정감을 주면서도 투박하지 않아”

대담이 끝나갈 무렵 강윤제 전무는 최지형 디자이너에게 삼성 UHD TV 디자인이 패션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볼 때 어떤지 물었다.

최 디자이너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쟈니 헤잇 재즈 쇼룸에 가져다 두고 싶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녀가 밝힌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세련미를 살린 얇은 TV 테두리와 안정감을 주면서도 투박하지 않은 곡면의 받침대, 단 하나의 케이블로 다른 모든 기기와 연결 할 수 있는 원 커넥트가 바로 그것이다.

대답을 들은 강 전무는 “TV가 어떻게 주위 환경과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영상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제품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현재 삼성전자는 UHD TV UN55F9000AF 외에도 다양한 TV를 선보였다”며 “앞으로 삼성에서 출시되는 제품이 지역적 특색을 반영함과 동시에 삼성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