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산업 1호 기업이자 첫 코스닥 상장사로 관심을 모았던 우리로광통신의 주인이 바뀌면서 지역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오이솔루션 등 현재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지역기업은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3일 한국거래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로광통신은 `주식양수도 계약체결로 김군자 외 16인에서 주식회사 인피온 외 11인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투자자문업체인 인피온은 지난해 말 우리로광통신의 최대주주 지분 200만2528주를 1주당 6991원으로 140억여원에 주식 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홍호연 대표 등 등기이사가 교체됐고 인수인계가 마무리되는 3월말 간부급 일부 직원도 퇴사 예정이다. 홍 대표는 조만간 광스플리터 해외영업망을 지원하는 하이솔루션을 설립할 계획이다.
우리로광통신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광주광산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때 매출 300억원대에 달해 광주광산업 기대주로 떠올랐던 우리로광통신이 코스닥 상장 1년여만에 수도권 투자전문기업에 경영권을 내주면서 심리적 상실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로광통신 직원들도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과 R&D투자 감소, 복지축소 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우리로광통신은 해마다 전 직원 해외연수와 성과급제, 학자금지원, 자체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이직률이 거의 없는 회사로 알려졌다.
반면에 인피온 인수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인피온이 광산업과 융·복합이 용이한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서다. 인피온은 반도체·광소자 검사장비 등을 제조해 하이닉스에 납품하고 있는 블루이엔지와 자동차 판매업을 하는 중앙모터스의 최대주주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회사에 인수되는 것보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인피온 인수가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광산업 대표기업인 우리로광통신 지분매각으로 이를 아쉬워하는 지역 내 목소리가 많다”며 “인수인계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이므로 향후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8년 설립된 우리로광통신은 국내 최초 초소형 광분배기를 양산한 업체로 지역 광산업계의 선두기업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3월 김국웅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 이후 차남이 이사로 취임해 경영을 이어나갈 예정이었으나 대규모 상속세 부담과 경영난 가중 등으로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