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KT 대폭 물갈이 `슬림` `내부승진` `전임 경영진 그림자 청산`

KT 조직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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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지원조직을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현장을 강화하는 내용의 파격적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KT 전·현직 중량급 인사를 비롯해 경쟁사 출신을 중용하는 등 과감한 선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날 조직개편과 인사는 현재 상태로는 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만들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기존 조직을 통신, 융합기술, 글로벌 등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미디어콘텐츠, 부동산, 금융, 교육, 신사업본부 등 신규 비즈니스 부문을 일괄 폐지했다. 20여개의 사업 부문을 통폐합해 9개로 대폭 축소했다.

통신 본연의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으로 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경쟁력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의 일환으로 현장 강화를 골자로 지원 조직 임원을 절반 이상 축소했고 슬림화에 따른 인력은 현장으로 배치했다.

황 회장이 KT 조직 전체를 현장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포석이라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황 회장은 조직을 수평적 구조로 조정, 통신사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현장-지원부서, 임원-직원 간 소통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역설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포함해 구체적 실행이 가능하도록 주안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차별화를 단행함으로써 책임경영에 매진해 달라는 메시지다.

이와 함께 황 회장이 통신 경험이 풍부하고 임직원의 신망이 높은 전문가를 발탁한 점도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황 회장이 본인의 통신에 대한 이해 부족을 보완하는 한편 KT가 처한 안팎의 위기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KT 전·현직 인사 발탁은 전문가 중용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전임 이석채 회장 재임 당시 논란을 야기한 인사를 물갈이하는 다각적 조치다.

남규택 부사장이 마케팅부문장으로, 현장 전문가 출신 임헌문 전 KT 홈고객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커스터머부문장으로 합류했다. 신규식, 오성목, 김기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사실상 내부 요직을 KT 출신에게 맡기는 부문별 책임경영이 시동을 건 것이다.

황 회장은 KT그룹 미래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수행할 `미래융합전략실`도 신설했다. 미래융합전략실은 각 부문·실, 그룹사별 핵심역량을 진단하고 융합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로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27일 취임사에서 “현장 중심 경영과 권한 위임으로 직원이 일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고, 신바람 나는 1등 KT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융합전략실장을 비롯한 홍보실장 등의 인사는 발표되지 않았다. 황 회장은 미래융합전략실장 등에 외부 전문가 영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황 회장의 조직개편과 인사는 향후 KT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적용될 전망이다.

KT와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이 미비하고 계열사 또한 상당 수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를 중심으로 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와 동시에 KT와 마찬가지로 현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 슬림화와 후속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게 KT 안팎의 중론이다. KT 그룹 전반의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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