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신한은행·농협 등 시중은행과 전업계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공동으로 국내 최초 벙커형 백업센터 구축에 돌입한다. 한국은행 산하 금융정보화추진협회의는 지난 23일 `금융사 공동 제3백업센터` 구축을 위한 첫 킥오프 미팅을 열었다. TF에는 국내 20개 금융 기관이 참여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 7월 금융전산 보안강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대책 중 사이버공격 등에 의한 전산센터 파괴 시 주요 금융정보 손실을 막기 위해 지하벙커 형태로 은행권 공동 백업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 은행 대부분은 제2백업센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 공격에 의한 DB삭제 시도가 잇따르고 대부분 백업센터가 서울과 경기 등 잠재적 동일 재난 지역으로 묶여 있는 실정이다. 지상에 위치한 물리적 테러에도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회의에서는 금융사별 백업센터 공동 구축을 위한 필요성과 보안 상황을 체크하고, 운용기관 선정 방안을 논의했다. 실무 추진은 금융결제원이 주도했다. 다만 예산 집행 등에 대해서는 이번 TF회의에서 이야기되지 않았다. 금융사별 백업센터 필요성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고 규모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예산은 금융사별 분담금을 걷어서 운용하는 방안과 금융결제원이 관리하는 금융공동망 이용 분담금을 투입하는 방안 중 하나로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국내 폐광과 유휴 군사 시설을 활용키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투자금과 지하 벙커로 건립했을 때 시설관리 문제 여부가 구축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하벙커 형태 시설물은 습기 등에 매우 취약해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유지보수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제3백업센터 구축을 위한 기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내년에 구축에 들어간다”며 “예산 등 해결 과제도 금융사들과 빠른 시일안에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