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과거 제왕과 현재 맹주가 인도에서 맞붙었다. 가장 먼저 경쟁이 터진 지점은 배송 속도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아마존과 이베이가 5년 내 여섯 배 이상 커질 인도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시작했다. 홍콩 투자은행 CLSA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현재 31억달러(약 3조3300억원)에서 2019년 이전 220억달러(약 23조6700억원)까지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빠른 스마트폰 보급과 인터넷 인구 증가 덕이다.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강력히 규제하던 인도 정부의 누그러진 모습도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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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아마존과 이베이의 인도 투자는 올해 더 속도를 낸다. 5월 이베이가 현지 소셜커머스 기업 스냅딜(Snapdeal)에 5000만달러(약 537억원) 투자를 주도했고 6월 아마존이 인도에 진출해 맞불을 놨다.
아마존 성장세는 가파르다. 2300여명의 판매자가 등록했고 44만개 제품이 올라와 인도 현지 선두 플립카트를 단숨에 넘어섰다. 스냅딜도 2만 판매자와 400만개 제품이 등록해있지만 신흥 괴물 아마존에는 역부족이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이제 초기라서 승부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경쟁은 불꽃이 튄다. 배송 시간이 대표적이다. 이베이가 스냅딜과 지난해 12월 `일일(24시간) 배송` 서비스를 발표했다. 조금 먼저 플립카트와 아마존이 발표한 `익일(다음날) 배송` 보장제를 도발했다. 일일 배송은 추가 비용 없이 오후 1시 이전 주문 상품을 그날 받을 수 있는 파격 조치다.
질 수 없는 아마존은 방갈로르에 15만 제곱피트(약 1만4000㎡) 창고를 짓고 올해 운영을 시작한다. 지난 11월 인도 우체국과 손잡고 6개 도시에서 익일배송 보장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은 행보다. 한발 더 나아간 이베이는 뭄바이에서 `9시간 배송 보장제`를 발표했다. 비드메이 나이니 이베이인도 대표는 “몇 개월 내 다른 도시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도 컨설팅 기업 넥스트인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라지브 프라카시 설립자는 “두 외국 기업이 현지 판매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배송 범위와 속도 개선을 지속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아마존과 이베이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재고 관리와 직접 판매”라며 “최근 몇 년간 경제성장률에 실망해 온 정부도 외국 기업 투자를 늘리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며 달라진 환경을 설명햇다. 인도 산업정책진흥부(DIPP)는 1월 보고서를 내고 온라인 유통 규제 완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의견 수렴도 한다고 밝혔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전망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