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관과 관련한 기업수가 5000개다. 그 가운데 10%인 500개 기업에 기술지도나 자문을 할 계획이다. 성공사례로 히든챔피언 5개 정도는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일자리도 1000개는 창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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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이 출연연에서는 처음으로 `히든챔피언 육성`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나섰다.
강 원장은 지난 21일 표준연 행정동 4층에서 열린 `힘내라, 중소기업`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KRISS 히든챔피언 후보선정 좌담회`에서 “매년 중소기업 10개씩을 집중 지원하면 5년간 최소 5개의 히든 챔피언은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좌담회는 이완식 전자신문 지역총국장 사회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사장, 이준희 코셈 사장, 윤병주 비츠로씨앤씨 윤병주 사장 등이 참석해 중소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강 원장은 “무역의존도가 90%를 육박하는 우리나라는 결국 지향점이 독일처럼 히든 챔피언 육성에 달려 있다고 본다”며 “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을 그동안 낱개로 해왔으나 최근엔 원스톱 토털 솔루션으로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지원통합센터 체제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표준연은 현재 중소기업을 애로사항에 따라 나눠 지원하는 홈닥터와 히든챔피언 육성사업(글로벌강소기업, 기술실용화, 기술이전후속지원, 명품 홈닥터)을 진행 중이다.
10년 전 표준연에서 기술 이전받아 창업한 이준희 코셈 사장은 “단연 유능한 인재 채용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실제로 1년 6개월 정도 힘들여 키워놨더니 대기업으로 이직해 인재 유출로 인한 큰 피해를 봤다”며 인력난을 하소연했다.
이 사장은 “되레 삼성전자 연구원을 코셈으로 데려올 때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며 “중소기업이 발전하는 데는 우수 인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완식 전자신문 지역총국장은 “프로야구나 축구의 선수 이적료 시스템도 고민해 볼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윤병주 비츠로씨앤씨 사장은 “생산 및 시험시설 확충이 회사 이슈다. 인천서 부여로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인데 인력을 그대로 데려가는 문제와 인력확보가 가장 큰 애로”라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전문연구실`같은 정책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기술애로에 대한 얘기도 꺼내놨다.
윤 사장은 “표준연으로부터 `변압기 관리용 가스분석장치 성능평가기술 개발`과제를 지원받고 있는데, 대다수 작은 변압기는 수동이다. 국내만 수요가 200만개인데, 이 기술이 개발되면 전 세계적으로 히트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츠로씨앤씨는 변압기가 주력 상품이다. 현재 변압기를 진단, 감시까지 기능하는 스마트 변압기를 개발 중이다. 현재 파라과이 등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젊은 CEO로 주목받고 있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사장도 거들었다.
김 사장은 “출연연과 이런 관계로 엮일 줄 몰랐다. 접촉해보니 터치센서나 알고리즘 등 우리가 개발한 것보다 기초분야에서는 더 많이 진도가 나가 있었다”며 “여기에 표준연의 브랜드 파워까지 활용하면 8000억원의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주장했다.
아이카이스트는 이날 디앤티와 함께 표준연으로부터 히든챔피언 사업 글로벌강소기업으로 지정됐다.
아이카이스트는 광학 기반 스마트스쿨로 전자칠판 부문 국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강 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중기지원 철학은 상생의 개념이 돼야 하고 서로 믿는 신뢰관계가 가장 기본”이라며 “히든챔피언이 안 보이면 직접 현장을 찾아 나설거고 올해 안에 연구자들이 신나게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다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표준연은 이날 좌담회에 이어 `KRISS 히든챔피언 육성기업` 출범식을 개최하고 총 11개 기업을 사업대상으로 선정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