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탈 리콜`이나 `인셉션`처럼 사람의 기억을 조작해 가공의 경험을 실제 체험한 것처럼 만드는 `대체현실`이 2020년 전후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원장 김도훈)은 21일 `영화 토탈리콜 실제로 가능? 대체현실 대두` 보고서에서 대체현실이 5~10년 이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체현실은 인간의 인지과정을 왜곡시켜 외부에서 만들어진 기억 또는 가상공간의 경험을 실제 체험으로 인식하게 하는 기술이다.

최근 대중화된 스크린골프 등 가상현실은 실감을 극대화할수 있지만 이용자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해 인식한다. 이와 달리 대체현실은 이용자가 가공된 현실을 실제의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대체현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기기, 소프트웨어, 콘텐츠 기술 발전에 더해 인지·뇌과학과의 융합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대체현실 기술 수준은 태동기 단계다.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지난 2012년 사전에 저장된 과거 장면을 이용자가 현재 벌어지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한 정도다.
산업연구원은 기반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할때 몇 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된 동영상을 이용자가 실제 경험으로 인식하게 하는 단순 체험형 대체현실은 5~10년 내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나아가 이용자가 주변 환경·인물들과 상호 작용하는 완전한 형태의 대체현실은 2030년 이후 구현될 것으로 점쳤다.
대체현실이 상용화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산업·군사 훈련, 교육, 공연, 전시,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전방 산업은 물론 디스플레이, 센서, 통신 등 후방 산업을 아우르는 경제적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연구원은 대체현실이 산업화하면 10억원 생산당 25억9000만원 규모 생산파급효과와 16.3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술 발전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부작용을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대체현실을 악용한 범죄나 오남용을 규제하는 법제도를 함께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광훈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다 효율적인 육성을 위해 범 부처 차원의 로드맵을 만들어 이에 근거한 체계적인 추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