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서류전형을 부활하고 대학 총학장에게 인재 추천권을 부여하는 등 신입사원 채용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삼성그룹은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자가 지나치게 몰리고 취업 사교육 시장까지 형성되는 등 사회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 같은 내용의 `찾아가는 열린 채용 제도`를 도입, 올 상반기 공채부터 적용한다고 15일 밝혔다.
삼성은 이번 채용제도 개편으로 한 해 20만명에 달하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자가 크게 줄어, 삼성 입사 시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삼성은 채용과정에서 일정 자격만 갖추면 모든 지원자에게 SSAT 시험기회를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고 20만명 이상의 `삼성 수험생`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삼성그룹은 우선 1995년 폐지한 서류전형을 다시 도입해 합격자들에만 한 해 두 번 치르는 직무적성검사 응시 자격을 주기로 했다. 서류심사에서는 출신 대학은 전혀 보지 않고, 계열 특성을 반영해 이공계는 전공과목 성취도, 인문계는 직무관련 활동·경험 등을 중점 평가한다.
삼성은 또 전국 200개 대학의 총학장으로부터 우수 인재를 추천받아 서류심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한 해 5000명가량의 인재를 추천받을 예정이다. 추천받은 학생들은 별도 서류 전형 없이 곧바로 직무적성검사를 치를 자격을 얻는다. 대학별 추천인원은 학교 정원과 그동안의 삼성 입사성적 등을 고려해 배분될 예정이다.
삼성 직무적성검사 시험 내용도 개편된다. 단순 지식과 암기력의 테스트에서 탈피해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오랜 기간 독서를 했거나 다양한 경험을 거친 사람이 고득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대, 다양성의 시대에 맞춰 인재 발굴 방식도 다양화한다. 산학협력 과제에 참여한 인재, 각종 논문상과 경진대회 수상자 등을 우대하기로 했다. 삼성은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 취득자나 불필요 어학연수 경험 등 이른바 `보여주기 식 스펙`에는 전혀 비중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찾아가는 열린 채용` 제도도 도입된다. 연중 수시로 삼성이 대학을 직접 방문해 입사 대상자를 발굴하는 데도 공을 들이기로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상·하반기로 나눠 시행하는 신입사원 공채의 기본 틀과 지방대 35%, 저소득층 5%의 채용 비중은 그대로 유지한다”며 “불필요 사회적 비용은 줄이면서 보다 창의적인 인재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설명했다.
표. 삼성 신입사원 채용제도 변경 주요 내용
*자료: 삼성그룹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