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동 온도 조절 장치 제조업체 `네스트랩(NestLabs)`을 인수했다고 14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32억달러(약 3조3792억원)로 현금 100%다. 인수는 규제 당국의 심의를 거쳐 몇 달 안에 최종 확정된다. 구글은 이날 공식 블로그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네스트가 기존 경영진과 브랜드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네스트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며 “에너지를 절약하고 화제를 막아 안전을 지키는 놀라운 경험을 더 많은 국가의 더 많은 가정이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전 수석부사장 출신인 토니 파델과 매트 로저스가 2010년 설립한 네스트는 가정용 자동 온도 조절과 화제 연기 탐지 장치 개발로 주목 받았다. 2011년 구글벤처스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등 구글과는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네스트는 “구글은 훌륭한 비즈니스 역량을 가진 기업”이라며 “구글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네스트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스트의 온도 조절 장치는 손바닥 크기 원형으로 벽에 붙여 휠을 돌리는 간단한 조작으로 집안 온도를 통제한다. 벽 한 곳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탈부착이 가능해 언제든 필요한 곳으로 옮길 수 있다. 모바일 기기와 와이파이 연결되며 앱으로 세부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무엇보다 원형에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디자인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창업자 토니 파델은 애플 시절 `아이팟`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해 `아이팟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기존 온도 조절 장치 디자인이 `추하다`고 평가했으며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한 디자인으로 성공을 이끌었다.
블룸버그는 구글이 네스트 인수로 인터넷 연결 가정용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가정용 디지털 기기를 통한 사용자 정보 획득은 구글의 인터넷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평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