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4대 가전유통 전문업체들이 일제히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TV 판매가 부진했지만 에어컨 매출 증가가 이를 상쇄했고, 제습기·에어워셔 같은 계절성 상품이 전년에 비해 10배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반적인 판매량 정체에도 불구하고 주요제품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한 것도 주요 업체 매출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13일 전자신문이 입수한 `2013 가전 내수시장 실적분석(회계감사전 추정)` 자료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삼성 디지털프라자(법인명 삼성전자 판매), LG 베스트샵(하이프라자), 전자랜드 등 4대 가전유통회사의 매출액은 7조553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3면
이는 전년에 비해 10.6%나 늘어난 큰 폭의 성장세다. 기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2011년의 7조1930억원도 뛰어넘었다. 업계는 통상 이들 4개 회사의 매출을 전체 내수 가전유통시장의 60% 수준으로 추정했다.
유통업체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가전 판매가 2012년 기록한 역성장(-4.5%)을 극복하며 다시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냈다”면서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가전시장 포화 우려에도, 주요 업체들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체별로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조5700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11%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연말 회사명을 변경한 삼성 디지털프라자는 2조31억원의 매출로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대 고지(9.8% 성장)에 등극했다. LG베스트샵도 1조4400억원의 매출로 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자랜드 역시 54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들 4개사의 지난해 매출규모는 모두 역대 최고다.
가전 제품별 판매는 엇갈렸다.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전환` 효과가 사라진 TV는 전년보다 25% 수준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에어컨이 전년보다 30% 이상 매출이 크게 늘면서 TV의 매출 감소분을 만회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PC 등은 지난해보다 5% 정도 소폭 판매금액이 늘었다. 계절가전으로 꼽히는 제습기와 에어워셔·가습공기청정기 판매는 전년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하며 지난해 핵심 `효자상품`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성과에 고무된 가전유통 전문업체들은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은 각자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 올해도 공격적인 매출 확대 전략에 나서기로 했다”며 “올림픽·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다 이사 수요가 몰리는 짝수 해 효과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표. 2013년 주요 가전유통 전문업체별 매출(단위: 억원, %)
*자료:유통업계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