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자산거품 우려…양적완화 축소 가속될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시장의 거품 위험을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공개된 연준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미국 중앙은행의 이 같은 우려가 나타나 있다고 9일 전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의 여러 위윈이 소형주의 주가수익비율(PER), 자산 재매입, 신용 창출 등이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신용 거품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평균 PER는 1년 전 14.8에서 17.0으로 올라갔다. 일부 위원은 기업의 영업자산을 담보로 하는 레버리지론이 늘어났지만 레버리지론의 질은 하락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특히 주식시장을 주목했다. 새해 들어 주식시장은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해 뉴욕증시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고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품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WSJ는 연준이 지난달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데에는 이런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자산시장 거품 문제가 벤 버냉키 의장에 이어 다음 달부터 연준을 이끌 재닛 옐런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지난 FOMC 회의에서 고용 등 경기가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월 850억 달러였던 자산매입 규모를 올해 1월부터 750억 달러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BTIG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자산 거품을 유발할 수 있는 증거를 보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보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자산시장 거품에 대한 연준의 우려가 양적완화 축소를 가속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연준의 지난해 12월 FOMC 회의록에도 다수 위원이 올해 내로 양적완화를 종료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적완화 축소 속도에 영향을 미칠 고용지표도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양적완화 축소 속도 결정에는 자산시장이나 고용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연준이 자산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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