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칭 경제기술개발구`는 톈진항을 이용해 들어온 제품이 베이징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하는 곳이다. 연 10만명의 산업 인구가 종사하는 이곳의 총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30배에 해당하는 93㎢다. 물류 요충지인 우칭개발구는 어느 곳으로 향하든 편리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베이징까지는 71㎞, 베이징 공항까지는 90㎞, 톈진 빈하이 공항까지는 35㎞다. 다섯 개의 고속도로가 사통팔달 우칭의 강점을 보여준다. 고속철을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우칭역 앞에는 중국 유일의 명품 아웃렛이 조성돼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왕래가 잦다.
이 정도 여건이니 기업의 진출 경쟁이 일어날 만하다. 오겠다는 기업이 많으니 개발구는 투자 금액이 많은 기업을 우선적으로 고른다. 익명을 요구한 우칭개발구 관계자는 “한 마지기(약 660㎡)당 투자액이 400만위안(약 6억9000만원) 이상이면서 세금도 30만위안을 낼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며 “이와 함께 기술 위주 친환경 기업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조건이 까다로운 우칭에는 주로 미국이나 유럽 기업이 입주했다. 그 대신 우칭개발구의 지원도 엄청나다. 특히 인력 지원 정책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 지역에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개발구가 사원 아파트를 운영한다. 한 달에 50위안만 내면 이곳에서 생활할 수 있다. 출퇴근 셔틀 버스도 제공한다. 박사급 인재에게는 개발구에서 별도 보상을 한다. 자체 인력을 양성하고자 톈진이 거점인 천사그룹과 국제대학도 만들고 있다.
우칭개발구는 지역 특성상 물류가 사업의 핵심인 기업이 앞다퉈 들어온다. 우칭개발구에 자리잡은 LG하우시스도 이런 사례다. 지난 1996년 LG신형건재라는 이름으로 톈진에 들어올 때만 해도 생산원가를 줄이는 이유가 가장 컸다.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LG하우시스는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장식재만을 생산하던 LG하우시스 톈진법인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고광택시트를 생산했으며 2002년 소강문창법인에서 창호도 양산했다. 지난 2005년에는 자동차 원단으로 영역을 넓혔다. 2011년에 이르러서는 자동차 원단 일괄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이 공장의 설비는 모두 한국 울산공장에 구축한 것과 완전히 똑같다. 생산을 현지화한 것은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톈진항과 베이징의 중간에 위치한 우칭개발구는 베이징 자동차 생산 단지를 겨냥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장하수 LG하우시스 톈진법인장은 “톈진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소재는 대부분 베이징에 있는 자동차 회사에 공급한다”며 “원료도 한국에서 들여오고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과 똑같은 공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가 이곳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용 소재는 시트 원단과 도어트림·대시보드용 원단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도 점차 고급화되면서 가죽 느낌이 나는 소재 수요가 커졌다.
LG하우시스 톈진법인은 자동차용 원단을 생산하면서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톈진법인의 매출은 1억2000만달러(약 1250억원)에 달했고 지난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여전히 건자재 비중이 60% 정도를 차지하지만 자동차용 소재는 중국 시장에서 성장성이 크다.
장 법인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 자체도 급성장하는데다 자동차 한 대당 인조 가죽 원단 수요는 더 커지고 있다”며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와 국내외 업체를 두루 공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톈진(중국)=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