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시행하는 것으로 법에 명시된 배출권거래제가 오리무중이다. 정부가 올해 안에 온실가스(탄소) 배출권을 거래할 배출권거래소를 지정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해를 넘겼다. 이에 따라 본 거래에 앞서 시행하는 시범거래 일자도 일러야 새해 하반기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정부가 산업계 반대를 무릅쓰고 관철한 2015년 배출권거래제 실시가 제 때 시행될 지도 미지수다.
정부는 애초 지난주 녹색성장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배출권거래소를 지정하고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재산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새해로 넘겼다. 거래소 후보로 거론된 한국거래소와 전력거래소의 경쟁이 치열했던 작년까지만 해도 배출권거래제 준비 작업이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녹색위가 대통령 직속에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격하되고 1년 가까이 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배출권거래소 최종 선정을 위한 평가자문위원회 후보평가도 한 차례 있었던 게 전부다.
배출권거래제 준비 작업은 녹색위 위상과도 관련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재산정 문제에 있다. 선진국인 미국은 처음부터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이 달 초 열린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19)에서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철회한 일본도 제조업 국제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호주는 산업계 의견을 반영해 현재 시행중인 `고정가격 배출권거래제(탄소세) 및 배출권거래제` 폐지 법안을 상원에 제출했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도 2020년 배출전망(BAU) 대비 30% 감축하기로 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의무감축국도 아니다. 국제적인 체면 때문에 불가능한 목표를 고수하며 `나 먼저(Me First)`를 외치는 것은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경기침제로 인해 유럽이나 미국 탄소배출권 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로 전락한 지 오래다. 더욱이 교토의정서 체제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고집하는 것은 국제사회 흐름에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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