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주 제시한 2014년 경제정책 방향은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경제성장률 목표도 높여 세계 경기 회복 기조와 맞물려 내수 경기를 진작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구체성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정책 가짓수가 크게 늘었지만 이미 발표한 것을 재탕, 삼탕한 것이 대부분인 탓이다.
경기 침체 원인은 많지만 민간소비 위축이 가장 큰 문제다. 부동산 매매 침체와 전월세 값 폭등으로 가계부채가 심각하다. 청년 취업난에 중년 실업까지 겹쳤다. 미래는 불안하고 가처분 소득은 줄어드니 모두 지갑을 닫는다. 소비 위축은 기업 투자와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 위축을 부르는 악순환 고리를 빨리 끊을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정부의 경기 회복 정책은 장밋빛 환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
민간 소비가 위축됐을 때 정부는 공공 지출을 늘려야 한다. 필요하다면 `뉴딜`과 같은 대형 공공 프로젝트도 추진해야 한다. 지난 정권은 4대강 사업을 내세웠지만 실패했다. 일부 건설사를 빼고 민간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현 정부 새해 경제 정책 방향엔 이런 프로젝트라도 없다. 창조경제 정책은 체질 개선 구호일 뿐 민간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다.
공공 지출은 복지에 집중됐다. 소비로 이어지지 않을 일회성 지원이 많다. 또 공기관 부채 등 공공 부문을 개혁하자는 마당에 웬만한 공공 지출까지 억제하는 분위기다. 이래선 공공 지출이 내수 활성화를 이끌어낼 촉매제 구실도 하지 못한다.
한정된 예산이라 할지라도 부처별, 공기관 별로 예정한 지출을 조기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유일한 방법이다. 내년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들이 새 수요를 창출할 정책도 빨리 집행해야 한다. 백열등을 LED 램프로 전환하고, 공공 소프트웨어 제값 주기와 같은 정책들이다. 이런 미시 정책들이 모이면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고, 민간 소비도 조금씩 살아난다. 내년 경기 회복 낙관론으로 국민 자신감을 북돋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를 체감할 공공 지출을 조기에 늘리는 게 더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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