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업종이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3조7434억원 순매수하는 등 상위 10종목 가운데 5종목이 전기전자업종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이후 이달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13조148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2010년 하반기(15조8941억원) 이후 최고치다. 이에따라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도 6월 말 33.87%에서 현재 35.57%로 1.7%포인트 높아졌다.
상반기 10조215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하반기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상반기에 내다팔고 하반기에 사들이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8월 23일부터 10월 30일까지는 무려 44일간 13조9007억원 어치를 사들여 역대 최장 연속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종목별 순매수 규모는 삼성전자(3조7434억원)가 가장 커 전체 순매수의 28.5%를 차지했다. 이어 SK하이닉스(2조4207억원), 네이버(1조1390억원), 현대차(9930억원), SK텔레콤(5725억원), 기아차(4917억원) 등이 뒤를 따랐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순매도 1위(5조1260억원)였으나 하반기에는 순매수 1위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상반기 가장 높은 순매수 금액(1조4513억원)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두번째 높은 순매수액으로 외국인 선호주로 등극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NHN엔터테인먼트로 497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LG전자(2823억원), LG디스플레이(2595억원), KT(2530억원), 현대로템(2438억원), 삼성엔지니어링(2351억원), 강원랜드(1942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된 종목이다. KT는 상반기 순매도(3997억원)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져 오너리스크를 반영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순매수 금액이 5조755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운수장비(2조5651억원), 화학(1조5243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 세 업종의 순매수 금액을 합치면 9조8448억원으로 전체 순매수 금액의 74.9%를 차지했다.
시총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기계(4.19%p), 전기전자(2.66%p), 서비스업(2.55%p) 등이었다. 외국인은 금융(9819억원), 철강금속(7094억원), 서비스(6447억원), 통신(5098억원) 업종도 대거 사들였다.
음식료 업종은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하반기 음식료 업종에서 229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으며, 의약품(-1934억원), 비금속광물(-142억원) 업종도 팔았다. 이 기간 코스피는 1863.32에서 1974.63으로 5.97% 상승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믿음이 하반기 외국인 순매수로 나타났다”며 “11월, 12월 2조1748억원 어치를 순매도해 추이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매수가 매도보다 크게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하반기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단위 : 백만원, %)>
<2013년 하반기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단위 : 백만원, %)>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