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매각 오리무중

동부하이텍이 매물로 등장한 가운데 새 주인을 찾는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할만한 곳이 없는데다 중국 등 해외 매각은 기술 유출 탓에 성사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도 SK하이닉스 매각 때와는 다르게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동부하이텍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삼성·현대자동차·SK·LG그룹 정도다. 적게는 1000억원, 많게는 2000~3000억원을 투자할 수 있고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들이다. 문제는 그동안 동부하이텍이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설비가 노후화 됐다는 점이다. 0.18㎛ 공정이 주력이고 CMOS이미지센서(CIS)용으로 0.11㎛를 생산한다. 아날로그 반도체 공정(팹) 기준으로 미세화에 크게 뒤쳐진 건 아니지만 생산 품목 역시 채산성이 높지 않은 제품 비중이 높다. LCD 디스플레이구동칩(LDI)이 대표적이다. BCD(Bipolar·CMOS·DMOS) 공정을 도입하는 등 수익성 개선 작업을 해 왔지만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자체 팹을 갖고 있는데다 주력 사업이 메모리·디지털반도체 등에 맞춰져 있어 동부하이텍의 기술력이나 공정 설비를 인수해서 얻을 실익이 적다. 차세대 아날로그 반도체 공정으로 불리는 실리콘온인슐레이터(SOI) 등 첨단 공정은 지원하지 못한다.

최근 절연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 등 고전압 아날로그 반도체를 출시했지만 이마저도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어 팹 사용 여부가 불확실하다.

여기다 동부하이텍은 IGBT 공정을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CIS의 경우 삼성전자는 1300만·1600만 고화소로 이동하면서 이미 0.11㎛ 공정을 넘어 90나노미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역시 현대오트론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졌다. 반도체 개발 실적을 내더라도 파운드리를 활용하면 된다. 또 다른 인수 후보로 꼽히는 LG전자는 지난 분기 MC사업부가 적자를 내는 등 투자 여력이 많지 않다. 반도체 설계팀인 SiC개발실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지털 TV 송수신칩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동부하이텍 공정과는 맞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자금 여력 문제 탓에 당장 인수에 뛰어들기 어렵다. 청주 M8라인 활용 방안도 아직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역시 손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매각 때와는 다른 차원으로 본다”며 “시장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관망 자세를 취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을 맡은 산업은행이 동부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새해 1윌 초까지 실사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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