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대학 `라못(RAMOT)` 연간 로얄티만 1500만 달러 수익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내 라우라 슈워츠-킵(Laura schwarz-KIPP) 기념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막대한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텔아비브대학 기술이전회사 `라못(RAMOT)`이 위치한 곳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허름했다. 10여명의 인력으로 연간 1500만달러의 수익을 내는 라못. 국내 기술지주회사의 연간 총 연구비 3800억원 대비 기술료 수입은 66억원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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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전과 사업화 일원화

라못은 이스라엘 정부가 법적으로 모든 대학과 연구소에 기술이전회사를 두도록 명시하면서 2001년 설립됐다. 10여년 남짓한 기간 동안 라못은 500여개 특허를 확보하고 그 중 100개를 사업화해 수익을 내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구강세척제 등이 이곳에서 비롯됐다.

라못의 강점은 무엇일까. 우선 기술 이전과 사업화 시스템이 일원화되어 있다. 한국 대학과 연구소가 기술 이전 조직(TLO)과 지주회사를 별도로 두는 것과 구분된다. 의사결정과 사업화 속도가 빨라 효율적이다. 학생과 연구원의 특허 출원을 적극 지원한다.

국내 기술지주회사도 업적 평가 바로미터인 특허 출원율은 높다. 하지만 라못은 이를 사업화로 진행하거나 필요한 기업에 넘겨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더 노력을 기울인다. 대학 출원 기술은 초기 단계라 사업화가 까다로운 것이 사실. 라못은 단순히 연구 내용을 검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개선을 요구하거나 기업과 연계해준다. 사업화의 구심점 역할을 자처하는 셈이다.

라못 특허료 대부분은 바이오테크(BT)에서 나온다. BT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발굴해야 사업화가 가능하다. 그만큼 매출 규모도 크다. 슬로모 님로디(Shlomo Nimrodi) 라못 CEO는 “BT는 꾸준하게 지원하는 분야”라며 “교수와 기업가의 오픈 협력을 지원해 기술 상품화를 독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사이버보안, 헬스케어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성 없는 지원 인력은 필요 없어

라못에는 10여명의 지원 인력이 있다. 경영 지원을 제외하면 7명 정도다. 변리사, IP 변호사, 회계사, 기술평가사 등이 `일당백`으로 일한다. 이들은 전문적인 보육과 인수 합병(M&A), 기업공개(IPO)까지 지원한다. 한국 기술지주회사 인력 대부분이 변리사인 것과 대조적이다. 기술화 지원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전무한데다 처우도 낮아 전문직 고용이 힘들기 때문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이 부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자회사 스핀오프율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비판이 이는 이유다.

이들은 적극적이다. 라못에는 30여개 스타트업이 육성되고 있는데 초기 단계 기술을 사업화해 줄 기업가를 찾는다. 마케팅 미팅은 세계적으로 이뤄진다. 최근 CEO는 뉴욕 바이오기술 협력자를 찾기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 라못은 수 년 이내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4000~5000만 달러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슬로모 님로디 CEO

슬로모 님로디 CEO는 라못에 1년 반 전에 합류했다. 이스라엘 하이테크 기업에서 COO, CEO 등을 역임한 정통 기업가 출신이다. 그는 “지원인력 중 2명은 헬스케어, 2명은 라이프사이언스, 2명은 피지컬사이언스, 1명은 ICT 분야를 전문적으로 맡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이런 지식을 기반으로 라못은 학술적인(Academic)인 초기 기술의 사업화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아탑에 갇혀 사장되는 수많은 초기기술에 대한 지원이 성공의 요인인 셈이다. 라못 자체가 `후츠파(당돌함)` 정신의 총아다.

특허 로열티의 수익은 어떻게 나눠질까. 대학이 40%, 개발자가 40%, 나머지 20%는 다시 대학 R&D 자금으로 들어간다. 끊임없는 기술사업화의 원동력이다. 님로디 CEO는 “이스라엘 학생들은 창업 DNA가 충만하다”며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라못의 진정한 힘”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텔아비브)=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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