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현대자동차 `신형 제네시스`

공간·첨단장비 동급 독일차보다 뛰어나…연비는 '아킬레스건'

현대자동차가 근래 출시한 신차 가운데 `신형 제네시스`만큼 많은 기대와 논란이 교차하는 모델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와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중국 등을 망라한 글로벌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반적인 역량을 총집결시킨 신차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실제 지금까지의 사전 계약 실적은 이전 모델을 훨씬 압도한다. 1만대 돌파 시점은 이전 모델보다 세배나 빠른 상황이다. 그동안의 기대에 부응하는 초반 성적표는 훌륭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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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제네시스 최상위 트림인 `G380`에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HTRAC`을 탑재한 모델을 통해 신형 제네시스의 진화를 체험했다. 광주공항부터 영암 F1 경기장에 이르는 100㎞의 국도 및 고속도로와 영암 F1 경기장이 무대였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들리는 엔진음은 상당히 정숙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현대자동차가 소음진동(NVH) 성능 개선에 역점을 뒀다는 설명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실제 엔진룸을 마름모 형태의 격벽 구조로 설계해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을 최소화한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첫 발진의 응답성은 조금 떨어졌다. 2톤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의 영향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측은 제네시스의 심장인 람다 V6 엔진의 저중속 토크를 강화하고, 8단 변속기와의 조화를 통해 부드러운 승차감과 가속 성능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G380 모델의 최고 출력은 315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40.5㎏·m다.

고속도로 구간 80~120㎞/h의 속도에서 느낀 가속 민첩성은 뛰어나다. 배기량 3778㏄에 달하는 엔진 파워도 부족함이 없다. 시속 200㎞까지도 무리 없이 가속된다. 특히 후륜에 구동력의 80%가 전달되는 스포츠 모드에서는 뛰어난 주행 안정감과 함께 노면을 확실히 붙잡고 튀어나간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고속 주행시 바람 소리인 윈드 노이즈(Wind Noise)는 거의 느끼기 힘들만큼 돋보인다. 하지만 지면에서 올라오는 로드 노이즈(Road Noise)는 약간 거슬린다. 운전자와 뒷좌석 탑승객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어려운 수준이다.

HTRAC은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을 10%부터 90%까지 변화시킨다. 또 회전구간에서는 내·외측 바퀴의 구동력을 제어하는 ATCC(Advanced Traction Cornering Control) 시스템으로 차체가 밀리는 현상도 최대한 억제한다. 영암 F1 경기장 상설코스 급회전 구간에서는 이 시스템의 강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전자제어 시스템도 돋보인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도로의 제한 속도와 현재 속도, 내비게이션 경로까지 편안하게 표시해준다. 계기반을 보지 않아도 각종 정보를 적절하게 표현해 준다. 또 후방 차량의 접근시 백미러 상단에 신호를 보내는 후측방 경보시스템(BSD)도 안전 주행에 큰 도움을 줄 듯하다. BSD는 후측 범퍼 양쪽에 장착된 후방감지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을 인지한다.

프리미엄 세단답게 뒷좌석의 안락함도 자랑할 만한다. 뒷좌석의 콘트롤 박스는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또 17개의 스피커로 구현되는 렉시콘의 프리미엄 사운드도 VIP 좌석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제네시스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등 독일 명차와 정면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시승한 G380 사륜구동 모델의 가격은 7000만원에 육박한다. 이 정도 가격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 BMW `528i`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네시스의 실내 공간은 이들 차량보다 월등히 넓고 안락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G380 모델의 복합연비 8.5㎞/ℓ는 경쟁 차량보다 많게는 리터당 3㎞ 이상 차이가 난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연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제네시스를 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느낌은 여전히 지우기가 힘들다.

영암(전남)=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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