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4만원도 안 되는 세계 최저가 태블릿PC가 미국·영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가난한 사람과 인터넷 세상을 연결하는 `디지털 평등`에 기여하겠다고 자처했다.
17일 가디언과 타임에 따르면 인도 데이터윈드(Datawind)는 미국에서 37.99달러(약 3만9900원), 영국에서 29.99파운드(약 5만1400원) 가격의 `유비슬레이트(Ubislate) 7Ci`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쓰고 1㎓ 프로세서와 512MB 메모리, 4GB 저장 공간을 갖췄다. 800×480 해상도의 7인치 화면에 카메라도 달려 있다. 약 2년 전 태블릿PC 하드웨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외신은 묘사했다.
데이터윈드는 인도 정부 주도로 연구진이 참여해 `빈곤층 교육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세워진 저가 교육용 태블릿PC 제조사다. 유비슬레이트도 2010년 처음 선보여진 35달러(약 3만6800원)짜리 태블릿PC `아카쉬(Aakash)` 후속 제품이다. 인도 정부는 보조금을 지원해 지난해 아카쉬2를 교육용으로 22달러(약 2만3000원)에 내놨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엄지를 치켜세우고 칭찬했다. 인도 시장에서는 아이패드까지 누르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내수 판매에 그쳤다.
해외에 처음 진출하는 유비슬레이트도 PC와 스마트폰 구입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태어났다. 영국 가디언은 “교육·오락·게임·업무용 앱을 갖춘 이 태블릿PC의 목표는 누구에게나 PC와 인터넷을 선물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도 빈부에 따른 디지털 격차가 크다. 수닛 싱 튤리 데이터윈드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통계청 조사를 보면 빈곤층의 29%가 PC를 갖고 있지 않으며 36%가 인터넷에 접속조차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보고서도 미국 인구의 다섯 명 중 한 명이 아직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튤리 CEO는 “디지털 혁명에서 지금껏 배제된 수만 가정에 보급될 수 있는 기술을 만든다”고 말했다. 곧 20달러(약 2만원)짜리 태블릿PC도 내놓을 계획이다.
타임은 “뉴스를 보거나 학교 수업에 쓰거나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충분하며 이것이 데이터윈드의 의도”라 부연했다. C넷도 “태블릿PC 가격이 좋은 레스토랑에서 두 사람이 먹는 밥값도 안된다”면서도 “아동 교육·인터넷 기기 니치마켓용으로는 충분하다”고 묘사했다.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을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헤로니모 IDC 연구원은 “100달러도 안되는 태블릿PC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훌륭하다”며 “400~500달러 태블릿PC를 사기 어려운 부모에게 가격이 매우 매력적”이라 평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