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개혁에 칼을 빼든 정부가 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 한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지난 11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15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브리핑`에서 “저부터 `파부침선(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힌다)`의 결연한 마음으로 공공기관 정상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소신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뒤에 나왔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현 부총리의 어조에 어느 때 보다 강한 공공기관 개혁 의지를 느낄 수 있다.
과다 부채로 우리 경제 발목을 잡고, 과잉 복지로 국민 불신을 산 공공기관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일은 중요하다. 누적된 부채를 줄이고 고질적인 방만 경영도 수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깨진 항아리에 물 붓듯 국민세금이 낭비된다. 해외자원개발 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실적 부풀리기 위한 전시성 사업이나 중복 투자 사업은 반드시 구조조정 해야 한다.
정부는 1977년부터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전개해 왔다. 36년간 투자한 금액은 57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75%인 43억원을 이명박 정부 시절에 집행했다. 투자 성적표는 4000억원 손실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 후반부터 해외자원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광물자원공사나 가스공사가 확보한 광구 가운데 일부 수익성이 없는 곳은 개발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다시 매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면밀하게 검토한 후에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우리나라 의지만으로 가능한 사업이 아니다. 상대 국가 허락이 있어야 가능하다. 오랜 기간 교감하면서 쌓아온 신뢰와 인맥 없이는 불가능하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접을 때도 해당 국가와 교감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조하는 시대다. 우리는 과거 외환위기를 겪을 당시 알짜 자원개발거점을 헐값에 매각했다가 나중에 다시 확보하는 데 수 십 배의 값을 치른 경험이 있다. 방만 경영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지만 기 확보한 해외개발사업을 성급하게 정리해선 안 된다. 정밀한 검토와 통찰력이 필요하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톡]삼성 파업…명분·실익 있나
-
2
[ET시론]바이오 주권 핵심, 유전자·세포치료가 여는 인류의 내일
-
3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39〉'에이전트 커머스'가 온다…이제 마케팅 대상은 사람 아닌 AI
-
4
[사설] 통신업, '진흥' 빠지고 '책무'만 잔뜩
-
5
[데스크라인]사이버 보안, 그리고 에너지 안보
-
6
[ET단상] 24시간 관제의 역설:아무도 대응하지 못했다
-
7
[ET톡]K배터리의 불안한 기회
-
8
[ET시선] 누가 더 한국 시장에 진심인가
-
9
[ESG칼럼]탄소중립기본법 개정과 금융의 역할
-
10
[김태형의 혁신의기술] 〈50〉AI의 속도, 기술의 '가속'보다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자세' (중)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