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광기 상용화, 앞으로가 더 큰 과제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디스플레이 노광장비 핵심 기술 개발 성공에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우선 디지털 노광기의 정밀도를 높이는 문제다. 기판 대형화에 따라 마스크도 동일한 크기로 커지면서 디지털 노광기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높았다. 8세대(2200㎜×2500㎜) 디스플레이 원판에 소요되는 마스크는 석영 소재 특성상 끝부분이 처지기도 하고 파손 위험도 높다. 마스크가 없어지면 연간 5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노광기가 상용화된 분야는 기판 크기 340×510㎜ 수준의 인쇄회로기판(PCB) 정도다. 실시간 데이터 전송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석영만큼 정밀도를 구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대면적 노광 공정의 핵심 기술은 개발했지만 아직 양산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실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기업이 양산 기술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더 이상 LCD 투자가 없다는 점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다. 앞으로 이 장비 기술은 대면적 OLED 라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향후 8세대 OLED 투자가 생기려면 2~3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 내 상용화 기술 개발이 진척돼야 하지만 결국 투자 여부는 수요 기업에 달려있다. 5년에 걸쳐 개발된 기술이 사장되지 않기 위해 후속 대응이 필수적인 셈이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숙제로 남아있다. 현재로서는 기술 상용화의 최대 수혜자는 대기업이다. 노광장비 상용화를 삼성과 LG가 각각 개별적으로 추진하면서 자체 생산라인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개발 사업에서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특허 비중은 17% 수준이다. 중소기업이 상용화 과정에서 단순 협력사를 넘어 고유 기술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역할을 강화하고 동반성장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밑그림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산 노광장비가 수입대체 효과를 넘어 수출 신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디지털 노광장비는 정부 연구과제로 개발됐기 때문에 국가핵심기술에 속한다.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대기업의 해외 생산라인 적용 시에도 별도의 허가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정일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노광기라는 인프라 산업을 국산화한다는 측면에서 중소기업에도 다양한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며 “해외 수출은 국가핵심기술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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