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충전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더딘데다 후발주자로서 수요처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면 SK이노베이션이 25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9월 준공한 서산공장의 가동률이 2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h 규모, 순수 전기차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산공장을 세웠지만 수요부족으로 R&D와 소규모 주문을 위한 일부 라인만 가동 중이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이 현재 배터리를 공급 중인 곳은 현대·기아자동차, 일본 미쓰비시 후소, 다임러 등이다. 그 중 현대·기아차 블루온은 250여대 생산 후 단종됐으며, 레이EV는 생산대수가 1000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 후소와 다임러에 공급한 배터리 규모는 SK이노베이션에서 밝히지 못할 만큼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생산한 배터리 규모는 R&D에 필요한 물량까지 포함시켜도 전기차 2000대 분량에 미치지 못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수요가 부족하자 당초 올 연말까지로 계획했던 서산공장 100㎿h 라인 증설 계획도 보류했다. 서산공장 생산능력 2배 확대에 이어 글로벌 생산거점을 추가해 3GWh 규모의 양산체제를 갖추겠다는 장기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신규 투자 사업이고 초기 몇 년은 정유·화학분야의 수익을 신사업에 투자하는 개념으로 미래를 위해 선제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5년 뒤를 바라보고 준비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새해 현대·기아차의 소울EV가 출시되고 중국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법인이 설립돼 하반기까지 1만대로 공급량 확대가 예상돼 서산공장이 풀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초 9월께로 예상했던 중국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법인 설립이 지연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배터리 수요 창출이 시급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안에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협상이 답보상태다.
관련업계는 배터리 셀 모든 공정을 중국에 두길 원하는 베이징자동차와 서산공장에서 셀을 만들고 이후 조립공정만 중국에서 진행하길 원하는 SK이노베이션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합작공장 설립 협상이 장기화 되면 내년 서산공장 가동률 제고 역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각사 취합]

함봉균·박태준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