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개발사들 떨게 만드는 `플랫폼 리스크`

#1 음주운전 단속 정보를 공유하는 `삐뽀삐뽀`란 소셜 앱이 최근 구글 플레이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음주운전을 조장한다`는 논란이 일자 구글이 삭제한 것이다. 개발사 오큐파이는 구글코리아가 불공정 행위를 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했다.

#2 모바일 광고 전문 기업 A사는 스마트폰 알림을 이용한 광고 상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구글이 이런 방식의 광고를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모바일 서비스·앱 개발사들의 `플랫폼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스마트폰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새 서비스가 등장하지만 절대권한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들의 정책 앞에 이들을 파리목숨과 같다.

10일 모바일 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정책에 따라 개별 스타트업이나 개발사의 사업 방향이 크게 휘둘리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개발사들은 사업 존패를 담보잡힌 생존게임에 내몰렸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편의와 요구도 무시되기 일쑤다. 관련 약관이나 규정이 포괄적이고 담당자의 개인적 판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개발사의 대응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삐뽀삐뽀`는 6개월간 10만여명이 내려받은 앱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신정우 오큐파이 대표는 “논란은 예상했지만, 단속 정보 공유로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효과가 더 컸다고 봤다”며 “법률 자문도 거쳤고 방심위도 문제 없다고 했는데 구글이 일방적으로 삭제했다”고 말했다. 소명 기회도 없이 약관의 `단독재량` 조항에 의거해 앱을 삭제한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네이버도 구글의 요청에 따라 전자책 서비스 `네이버 북스`에서 이른바 `19금` 콘텐츠를 삭제하고 있다. 구글이 청소년 유해 매체물 제공을 위해 성인인증 시스템을 준비하면서 해당 시스템이 완전히 적용되기까지 문제 소지가 있는 콘텐츠를 내려달라 요청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삭제 기준에 대한 문의에 답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북스에서 콘텐츠를 판매하는 장르문학 출판사들도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논란은 수질을 관리하려는 플랫폼 기업과 최대한 플랫폼의 기회를 활용하려는 기업 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더 의견이 갈린다. `삐뽀삐뽀` 앱은 비판 여론도 높았다. 피키캐스트는 재미있는 동영상을 올리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마케팅 활동을 하다 약관 위반으로 페이지가 삭제되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하지만 피키캐스트의 저작권 침해를 거론하며 삭제를 옹호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주로 해외 기업인 플랫폼 운영사들은 소통 창구가 부족해 개발사들이 힘겨워하는 경우도 많다. 한 중소개발사 대표는 “앱이 제한을 당해도 따로 문의할 창구조차 찾기 힘들다”며 “무엇이 문제였는지 설명을 듣지 못 하는 일도 잦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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