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W, 이제 희망을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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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울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SW) 행사가 열렸다. `SW 주간 2013`이니 당연할 것이다. 몇몇 행사에서는 언론 관계자들도 초빙했다. 오랜만에 SW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하고 싶은 얘기도, 듣고 싶은 얘기도 많았을 터다.

하지만 유독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올해도 고생 많았다`는 인사말이다. SW 중소기업 대표끼리 나눈 상투적인 멘트치곤 아프게 다가왔다. SW 전문기업이 처한 상황을 직접 보아왔기 때문이다.

반가운 것도 있다. `이제 힘들다는 얘기는 그만하자`는 얘기다. 어느 중소기업인은 “SW가 3D, 4D 업종으로 분류된다는 얘기도 이제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이 담긴 제안형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상황이 안좋다는 소리만 반복하니까 인재가 더 오지 않는 것 아니냐”는 자책도 내비쳤다.

정부로 돌아가보자. SW 산업 활성화를 위한 문제 공론화와 개선책 발굴이 주이슈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SW 기업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불합리한 수발주, 불공정한 거래, 부족한 인력, 열악한 노동환경 등 부정적인 면만 다시 상기됐다.

반면, SW 업계에 희소식도 있다. 지난 9월까지 올해 국내 SW 생산규모는 작년보다 7.7% 늘었다. 같은 기간 SW 수출액은 작년보다 79.9% 증가했다. 올해 매출 목표를 조기에 달성한 기업도 많다. 위세아이텍, 모비젠, 엔코아, 엔키아 등이 주인공이다.

의미있는 실적을 기록한 기업도 많다. 투비소프트가 300억원, 영림원소프트랩과 위엠비가 200억원, 틸론이 100억원 매출을 올해 처음으로 돌파한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공개채용에는 1만명이 넘게 지원자가 몰렸다.

진단 없는 처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희망적인 소식은 묻혀 버렸다. 그렇다고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올해는 문제점 파악에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성공 사례 확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어느 SW 기업인의 말대로 이제는 희망을 더 많이 얘기하자.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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