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매일 세계 휴대폰 위치정보 50억건을 수집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에드워드 스노든 폭로 문건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휴대폰 사용자가 언제 어디에 있고 누구를 만나는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안이 아니다.

문건에 따르면 NSA는 통신 사업자가 쓰는 케이블의 핵심 지점에 장비를 연결해 기지국 위치 정보를 수집했다. 익명을 요구한 NSA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했다”며 “특히 매년 해외여행을 하는 미국인 수천만 명의 위치 데이터가 주요 타깃이었다”고 말했다.
NSA는 복잡한 수학적 기술을 사용해 오랜 시간에 걸친 휴대폰 사용자의 이동 패턴을 분석한다. 다른 휴대폰 사용자 수백만 명도 이 방식으로 분석해 유난히 교차한 경우가 많았던 사람처럼 특이한 유형을 가려낸다. NSA는 여기에 사용하는 분석 기술을 `코 트래블러(CO-TRAVELER)`로 부른다. 위치 분석으로 사람 간의 관계를 면밀히 파악할 수 있다.
정보분석을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저장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NSA는 수집한 데이터를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인 `FASCIA`에 저장한다. FASCIA에는 세계 곳곳 수십억 개 장비에서 수집된 위치 기록이 저장됐다.
키스 알렉산더 국장이 상원 청문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NSA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이미 미국 휴대폰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 그는 수집한 데이터가 분석 목적으로 사용하기가 어려워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데이터 수집은 계속 진행됐다.
워싱턴포스트는 규모와 범위, 사생활 침해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면에서 지금까지 폭로된 NSA의 여러 정보감시 프로그램을 능가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휴대폰 위치정보는 음성이나 인터넷 데이터와 달리 암호화나 개인 네트워크로 보호하기가 불가능하다. 미국 시민자유연합(ACLU) 기술자는 “위치정보 수집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동굴에 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NSA를 감독하는 미국 국가정보장실(ODNI) 로버트 리트 고문은 “휴대폰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프로그램은 합법이며 철저하게 외국인 대상으로만 진행된다”며 “미국에서 의도적으로 대량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