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DB)웨어`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전통적 제조 기반의 하드웨어와 고도의 창의력을 요구하는 소프트웨어 시대를 뛰어넘은 새로운 물결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원천이다. 석유와 광물 등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데이터베이스에서 디지털 금맥과 금광을 찾아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떠안았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고품질 데이터는 사막에서 발견한 오아시스에 비유된다. 그동안 막혀 있었던 정보공개의 높은 문턱에서 고급정보에 갈증을 느껴왔던 이들에게 공공 데이터베이스는 가뭄을 해갈시켜 주는 비와 같다.
문제는 데이터의 품질이다. 아무리 많은 정보가 쌓여 있더라도 공통된 검색어로 표본 추출할 수 없거나 제각기 다른 포맷으로 입력된 정보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가용한 데이터로 만드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
상당수 민간 기업과 정부 기관 역시 이 같은 데이터베이스(DB) 품질 고도화 고민을 안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관련기업 등 DB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이 아니면 만만치 않은 비용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3.0 시대를 맞이한 공공기관 역시 DB 품질확보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DB웨어 시대는 어느 새 현실로 다가왔지만 우리 모두 새로운 조류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셈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최근 몇 년 새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중심이 돼 기업의 DB경영을 지원하는 모습이다.
◇혁신, 벽과 맞서다
1990년대 이후 기업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 전사적 자원관리 도입, 벤치마킹, 식스시그마(Six Sigma) 등 혁신 활동을 반복해 왔다. 최초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 성과는 납기와 품질, 원가 등에서 100% 이상 효과를 볼 수 있었으며 이후 전사적 자원관리를 도입함으로써 관리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또 벤치마킹으로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s)를 도입, 최고 수준 프로세스를 손쉽게 원용할 수 있었으며 식스시그마는 통계적 기법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피드백함으로써 업무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 같은 혁신 도구를 반복적으로 적용함에 따라 기업은 운영 프로세스를 최적화(Operational Excellence)할 수 있었으며 혁신은 보다 나은 경영실적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기업은 더 이상 혁신할 대상을 찾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무리 최선의 혁신을 했다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성과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기업 대부분은 `혁신의 한계`에 직면했다.
◇데이터, 혁신을 위한 가장 강력한 자원
ICT 발전은 산업화 시대를 거쳐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오는 동안 빠르게 진화해 왔다. 지난 수년간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기기의 확산과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가 급성장함에 따라 개인 정보와 소비 패턴, 위치 정보 등이 포함된 가치 있는 데이터가 매순간 엄청난 양으로 생성된다.
M2M(Machine to Machine)과 IoT(Internet of Things) 등이 활성화되면서 인프라 자체도 다량의 데이터를 직접 생성하기에 이르렀다. 즉, 과거에는 생성 및 소비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의 데이터가 대거 등장하면서 빅데이터라는 시대의 화두를 낳았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데이터`라는 제3의 원유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데이터 품질, 혁신의 성공을 이끄는 열쇠
최근 정부는 정부3.0이라는 기치 하에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개방·공유했다. 공공 및 민간에서 자유롭게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기업에서는 다양한 소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 및 마케팅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에 `오류`가 발견되면 데이터 분석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이 같은 결과를 활용한 모든 결정은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에서의 승패는 얼마나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지 뿐만이 아니라 `데이터 품질`을 지속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강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원장은 “데이터는 제3의 원유라고도 하며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지와 그 원유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그 원유에 포함돼 있는 불순물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정제`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