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Growth 2.0]<41>두산중공업, 1000㎿ 석탄화력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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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되고 있는 필리핀 하이옌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졌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를 야기한 화석연료 사용에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석탄은 세계 산업 성장을 이끌어 오면서 가장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주범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석탄의 가능성이 재평가받고 있다. 많은 국가가 기후변화와 함께 전력수급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석탄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면서다. 이중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량을 원자력발전소 수준까지 끌어올린 극초임계압 방식은 신석탄 시대를 열어갈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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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현장 엔지니어들이 완성된 석탄화력발전소용 증기터빈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1000㎿ 석탄화력 기술 확보까지

우리나라는 기후변화협약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과 국가적 전력수급 위기 극복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효율 친환경 발전소가 필요하다. 극초임계압(USC) 석탄화력발전소는 현 단계에서 당면한 두 가지 숙제를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이다.

그동안 USC 기술은 해외기업들의 전유물이었다.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실적을 확보한 것은 지난 10월 두산중공업과 한국중부발전이 1000㎿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 신보령화력 사업에 주기기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고효율 석탄화력 발전기술은 일부 한정된 국가만 실적을 보유한 고부가가치의 핵심기술이다. 지금까지 국내 발전플랜트는 외국 선진사에서 도입ㅎㄴ 기술로 기반을 확보해 왔다. 이러한 도입 기술을 바탕으로 1970년대 말 시작된 국내 발전플랜트 산업은 1993년 보령 3호기 건설을 시작으로 500㎿, 800㎿ 용량의 초임계압 표준 석탄화력발전소 22기의 건설을 통해 초임계압 발전설비 국산화를 성공했다.

이를 기점으로 발전설비의 증기조건과 용량을 격상했고 2002년부터 화력발전 기술개발을 통해 발전용량 1000㎿, 증기압력 265㎏/㎠, 주증기온도 610℃, 재열증기온도 621℃의 USC 기술과 독자 기기모델을 확보했다.

1000㎿ USC 석탄화력발전설비는 정부 주도 하에 한전전력연구원을 주관으로 두산중공업, AE가 참여해 이룬 성과다. 세계 최고 증기조건의 대용량 USC 화력발전 보일러와 터빈, 발전기 등 설계, 제작기술을 확보해 해외 유수기업들과 대등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USC 수주실적 탄력으로 고효율 발전시장 개척

두산중공업이 신보령 1·2호기에 공급하는 USC 주기기는 보일러, 터빈, 발전기다. 보일러는 용량 1000㎿, 주증기 압력 265㎏/㎠, 과열기 출구온도 613℃, 재열기 출구온도 624℃의 증기조건이다. 국내 석탄발전소들의 저열량탄 사용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저열량탄을 50% 혼합해 연소할 수 있게 설계한 것도 장점이다.

경쟁사보다 보일러 화로 높이를 높여 연료를 다양화하고 공해물질 저감, 연소 안정성 등을 갖춘 최적화된 화로다.

대형화로 채택과 슬래깅 방지 구조의 과열기와 버너 오프닝 설계로 다양한 성상의 저급탄 사용이 가능하다. 대향연소 방식 및 개별버너 공기량 조절로 연소가스 온도편차를 최소화하고 최고 메탈온도 저감설계 및 최종과열기 및 재열기에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함으로써 튜브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Bias Damper 및 Steam By-Pass 시스템 적용으로 부하변동 특성을 향상시킨 보일러 제품이 적용될 예정이다.

증기터빈은 증기온도조건 610℃/621℃며, 고압터빈은 9단, 중압터빈은 8단, 저압터빈 5단의 총 22단으로 구성한다. 개발단계에서부터 독자적인 시험설비를 구축해 시험을 수행함으로써 터빈의 성능, 효율 및 신뢰성이 검증된 제품으로 실증 중이다.

발전기는 내부 진동 저감과 기계적 강도, 전기적 특성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고강도 회전축과 타원형 베어링을 사용해 회전자 축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 고정자 권선은 단방향으로 냉각수를 공급해 냉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특성을 갖췄다. 두산중공업은 제작 후 구동 시험을 통해 설계, 제작 및 운전신뢰성을 확보하여 발전기를 실증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신보령 화력 USC 설비 실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용량 석탄화력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기술력을 확보했음에도 수주실적이 없어 관련 입찰에 제외되는 아픔을 겪어왔다. 현재 국내에 건설 중인 다른 1000㎿ 석탄화력 사업에서도 일본기업들로 인해 고배를 마셨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당장 국내만 하더라도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다수의 대용량 석탄화력발전사업 추진이 예고 중이다. 6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27년까지 국내 총 신규전력설비 2만9600㎿ 중 1만5300㎿가 화력발전이고, 1만㎿ 이상이 USC 석탄화력발전소로 건설될 예정이다. 앞으로 10개 이상의 USC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대기 중인 셈이다.

글로벌 석탄화력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석탄화력발전소 설비시장 규모는 연간 4만3000㎿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노후설비 개선 시장규모는 2만8000㎿ 수준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권 시장을 경제 고도성장에 따른 급격한 전력사용량 증가로 대용량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요구가 크다. 이 지역에서만 나오는 석탄화력발전소 발주만도 전체 시장규모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대다수가 USC급 발전소 건설을 계획 중이다.

발전소의 효율이 곧 경쟁력이 되는 발전시장 특성상 USC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더 커질 전망이다. 2020년 이후에는 고효율 발전설비 시장에서 USC 화력발전이 주력 상품의 위치를 확보가 예상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에너지 시장은 대용량, 고효율, 저비용, 친환경 발전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USC 발전시스템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의 발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USC 개발로 기술경쟁력 `점프 업`

600℃ 이상의 증기온도를 견뎌내는 USC 주기기 설계·제작 기술 확보는 많은 시간과 자금, 인력이 필요해 기술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기술 분야다. 일본과 유럽 몇몇 선진기업은 그들만의 전유물이었던 USC 기술을 블랙박스화해 엄격히 보호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독자적인 발전기술을 확보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USC 설비 완성은 물론이고 제작·설계에 필요한 핵심기술과 요소기술들도 함께 개발하면서 회사 전반적인 경쟁력 상승효과를 거뒀다.

보일러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개발한 핵심기술만도 고효율·친환경 화로설계 기술, 고효율 연소시스템, 동특성 해석 기술, 대용량 구조안전성 기술 등 다수다. 개발한 보일러의 성능, 연소, 재질선정, 구조해석 등과 같은 설계기술은 두산밥콕을 포함한 전문기관을 통해 신뢰성을 검증했다. 이를 통해 독자적인 USC 보일러 모델을 확보했다.

터빈은 회전체 시스템의 동특성/안정성 설계기술, 고정체 요소의 구조 신뢰성 설계기술 등과 같은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개발 기술 구현에 필요한 설계 툴을 자체적으로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USB 터빈의 풀 스케일 레이아웃 도면을 완성했다.

발전기는 개발 과정에서는 요소기술인 2D/3D 전자기 해석 기술, 발전기 냉각 해석 기술, 30㎸ 고전압 적용에 따른 절연 소재평가 기술을 개발했다. 발전기 구조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정자 및 회전자의 구조 해석 기술을 개발한 것도 성과다.

두산중공업은 독자적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한 USC 모델을 고효율 발전플랜트 시장의 주력상품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또 신보령 화력에서의 실증을 완료한 후 효율을 더욱 높인 차세대 기술 HSC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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