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빛낸 SW]기고-최문기 미래부 장관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미국의 유명한 창업자이자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넷스케이프라는 웹 브라우저를 세상에 내놓았던 마크 앤드리슨이 2년 전 기고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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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산업구조가 소프트웨어(SW)를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트렌드를 보여준 것이다. 세계 최고의 도서판매 업자인 아마존,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린 비디오 서비스 회사인 넷플릭스, 새롭게 등장한 영화사 중 최고의 영화제작사인 픽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통신사인 스카이프, 대표적인 리크루팅 회사인 링크드인, 세계적인 마케팅 플랫폼 회사인 구글의 공통점이 바로 SW 회사라는 것이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이제는 SW가 없는 분야가 없다. 요즘 차들은 SW가 운전하고, 안전장치를 컨트롤한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자동차는 자동차의 SW화를 가속화하고 있고 이미 SW에 의해 무인으로 작동하는 자동차의 상용화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원유와 가스 회사들은 일찍부터 슈퍼컴퓨터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혁신을 이뤄왔고, 물류·금융·농업·헬스케어·교육 등은 물론이고 국방 분야조차도 SW 기반으로 변화되고 있다. 모든 산업이 SW를 필요로 하고 있다.

SW가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 SW 경쟁력 없이는 새로운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가 경쟁우위에 있는 자동차, 조선과 같은 주력산업의 경쟁력 유지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곧 국가 경제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SW 수준은 어떤가? 우리 SW 시장은 세계시장 대비 점유율이 2.8%에 불과하며 세계 200대 패키지 SW 기업에 우리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조선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활약하고 있지만 유독 SW 분야만큼은 없다. 그 원인은 SW 생태계의 악순환 고리, 즉 SW 시장에서는 SW 가치 인식 부족으로 기업수익이 악화되고 이것이 재투자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우수한 인력들이 SW 산업을 기피하는 것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10월 8일 SW 혁신전략을 마련했다. 과거 단편적이고 현안 중심의 정책에 대한 반성으로 이번에는 `인력·시장·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인력 관련해 제대로 교육 받은 `쓸 만한` SW인력이 부족하다는 업계의 의견을 감안해 복수전공 확대, 대학 교육과정 개편 등 SW 인력을 양적, 질적으로 확충해 나가면서 어릴 때부터 누구나 SW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 SW융합 촉진을 통해 기존 주력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그리고 지자체 주도로 지역별 특성이 반영된 SW융합 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하고 정부 R&D 확대를 통해 SW기초체력 강화도 병행해 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SW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공공 정보화 사업 추진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유지관리대가의 현실화 등 정부부터 제값 주는 분위기를 확산해 나갈 것이다. 창업 후 SW기업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범정부 SW정책들은 ICT특별법에 따라 신설 예정인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통해 조정해 나가고, 민관 SW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손톱 밑 가시 등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수렴하며 SW가치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함께 개선해 나갈 것이다.

이제는 실천이다. 역대 정부에서 SW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지만 실천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여러 정책적인 노력들은 긴 호흡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는 정부의 노력을 밑거름으로 기업들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SW를 성장 동력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정부 혼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SW혁신전략을 핵심 국정 과제로 끝까지 집중 관리해 나갈 계획이나 이는 민관이 협력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민관의 역량을 총결집해 차근차근 실천해 나간다면 SW 산업의 악순환 고리가 선순환 구조로 전환돼 SW를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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